73로컬푸드와 문화자원을 엮어 체류형 관광 도시로 여행

by 강승구

여행의 완성은 다섯 가지 즐거움에서 비롯된다. 날씨, 건강, 음식, 풍경, 소리. 이 다섯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삶의 축제가 된다. 천년고도 익산은 이 조건을 충족할 잠재력을 이미 품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잠시 머무는 도시’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찾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첫째, 날씨는 여행의 얼굴이다. 사계절의 변주가 선사하는 풍경은 익산 관광의 배경음악과 같다. 봄 벚꽃과 철새, 여름 만경강과 푸른 하늘, 가을 억새와 코스모스, 겨울 눈 덮인 미륵사지. 익산은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여행자의 감각을 사로잡는다.


둘째, 건강은 여행의 기본이다. 건강은 몸과 마음을 함께 아우른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을 잇는 길, 함라산 둘레길, 웅포 곰개나루, 만경강 자전거도로는 몸의 활력을 되찾게 한다. 동시에 역사의 숨결 속에서 걷는 길은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게 한다. 신체의 건강과 정신의 안정이 나란히 충족될 때 여행은 비로소 치유된다.

특히 쌍릉에서 토성에 이르는 구간은 역사 자원이 밀집된 곳으로, 트레킹 코스로 개발할 가치가 크다. 무왕이 관련된 유적을 잇는 길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살아 있는 역사 수업이 된다. 건강·학습·스토리텔링이 결합된 관광 콘텐츠로 체류형 관광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셋째, 입의 즐거움이 빠진 여행은 반쪽짜리다. 익산에는 황등 비빔밥, 함열파육, 여산순대, 삼기 곱창전골, 금마 두부 등 토박이 음식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로컬푸드와 브랜드가 결합한 사례도 눈에 띈다. 지난 7월 한국맥도날드가 선보인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와 ‘익산 고구마 머핀’은 불과 9일 만에 100만 개가 팔리며 지역 농산물 200톤 소비로 이어졌다.

금마면의 서동무왕김밥도 빼놓을 수 없다. 마와 토마토를 활용한 ‘마 토마토 볶음밥’, 콩국수, 김밥 메뉴들은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살려내며 금마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무왕 이야기를 접목하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역사와 맛을 함께 체험하는 명품 관광 콘텐츠가 된다.


넷째, 눈이 즐거운 풍경은 여행의 기억을 오래 남긴다.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 유적은 백제 왕도의 깊이를 전하고, 성당포구의 갈대밭과 웅포 곰개나루의 낙조는 시각적 풍요를 더한다. 그러나 인구 감소, 구도심 공동화, 짧은 체류시간은 여전히 익산의 과제다.


다섯째, 귀의 즐거움은 감정의 여운을 남긴다. 오일장의 활기찬 목소리, 예술의전당 공연, 새소리와 물소리까지. 눈과 귀가 함께 채워질 때 여행은 감각의 향연이 된다.


실제로 2023년 미륵사지 방문객은 약 35만 명이었으나 평균 체류시간은 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반나절 관광에 그치지 않고 머무는 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첫째, 역사와 음식의 결합이다. 미륵사지를 관람한 뒤 서동무왕김밥에서 ‘마·토마토 볶음밥’을 맛본다면 백제의 유산과 오늘의 익산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둘째, 체험형 콘텐츠 강화다. 금마지구나 왕궁리 인근에 ‘백제 음식 복원 체험관’을 조성하면 여행은 배움과 추억으로 확장되고 지역 농산물 소비에도 이바지한다.


셋째, 지역민 참여다. 주민이 해설사·체험 운영자·로컬푸드 판매자로 참여할 때 관광은 곧 소득이 된다.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이다. “무왕이 즐기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동무왕김밥”처럼 역사와 전설을 풀어내면, 관광객은 단순히 맛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체험한다. 이는 기념품과 소비로 확장된다.


익산은 이미 충분한 자원을 지녔다. 그러나 그것이 체류와 소비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잠재력은 잠재력에 머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역사와 음식, 체험과 주민, 그리고 이야기를 아우르는 결합이다. 그 결합이 이루어질 때 익산은 단순히 ‘보는 도시’를 넘어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찾는 체류형 관광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2025년 9월 소통신문 기고

작가의 이전글72. 관광도시 익산, 연결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