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몸은 지치고 피곤한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눈을 감아도 마음이 잠들지 않는 밤.
그럴 때면 고요한 방 안에서 내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가득차 버린다.
무언가 허전하고, 공허한 새벽.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거실로 향한다.
조용한 침묵을 깨긴 싫어서 책을 집어 든다.
집어든 책은 김혜남 작가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다.
나보다도 훨씬 치열하게 살아온, 그리고 여전히 삶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그분의 문장이
어두운 새벽 내 마음을 조용히 두드렸다.
책 속의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마치 내 마음을 들킨 것처럼 울컥했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늘 정답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더 지치고, 더 불안하고, 더 외롭다.
김혜남 작가님은 말한다.
"삶을 살아내는 데 필요한 건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용기라고."
그 말을 읽는 순간,
나는 그동안 너무도 많은 것을 증명하려 애쓰며 살았구나.
조금은 못나도, 모자라도,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데.
그 단순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해 매번 나를,
또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을 닦달하며 살았던 날들이 떠올랐다.
정답이 없지만 틀리면 안 될 것 같아서, 늘 조심하며 살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상한 사람일까?”
그렇게 나는, 남이 만든 기준에 나를 꾹 눌러 담아가며 살았다.
김혜남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나는 언제, 나로서 살아본 적이 있었을까?’
남들이 기대하는 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로 살아본 적이 있었던가.
삶이 꼭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정답지일 필요는 없다.
내 삶은 내가 쓰는 이야기니까.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책의 이전 제목은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라고 한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뭐였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나에게 묻고 또 물어본다.
숙제 같던 인생을 조금씩 ‘내가 선택한 삶’으로 바꿀 때,
힘들어도 이유가 있고,
슬퍼도 이해가 되는,
조금은 재미있고, 조금은 나다운 하루를 살아간다.
삶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오늘이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가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