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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운 Nov 19. 2024

7, 다산 정약용과 체 게바라

오늘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다산 정약용과 체 게바라 얘기를 한번 써 보고 싶다.


홍문관 수찬 정약용은 저녁 숙직 자리에서 임금으로부터 부름을 받아 암행어사로 복명하라는 어명을 받는다.


임금의 명으로 경기도 북부 6개 고을을 암행하였는데 그때의 경험이 그의 일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아버지 덕택으로 귀하게 자란 다산은 책 읽기를 좋아하며 사또의 자제로 풍광을 읊고 자연을 노래하는 시를 즐겨 썼다.


그런 다산이 암행어사로 복무하는 동안 목격한 조선 농촌의 실상은 그야말로 참담하고 충격적이었다.


권력자들의 부정부패와 탐관오리들의 온갖 등살에 황폐해진 백성들을 삶을 보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권익을 위해 생애를 바칠 결심을 한다.


그때부터 다산의 시와 글은 바뀐다. 자연을 관조하던 시는 사회문제를 의식하는 비판시로 바뀌었고, 글에는 세상을 개혁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만약 백성의 피폐한 현실을 눈으로 목격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아는 정약용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체 게바라 역시 아르헨티나 상류층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부유하게 의사로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 낡은 고물 오토바이 포데로사를 타고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지배층의 부정부패와 착취당하는 민중의 현실을 보면서 인생의 진로를 바꾼다.


그리하여 체 게바라는 메스 대신 총을 잡고 쿠바 혁명에 동참한다.


카스트로와 혁명에 성공하지만 보장된 삶을 버리고 다시 콩고 혁명과 볼리비아 농민혁명에 참가하였고 서른아홉의 나이에 볼리비아 정부군에 붙잡혀 총살당한다.


그가 죽는 날까지 메고 다녔던 남루한 배낭에서는 평소에 좋아하는 시를 필사한 노트가 발견되었다.


또한 어릴 때부터 독서광이었다. 심한 천식을 앓았던 그는 기도가 막혀 숨을 쉬기 힘들 때도 침대에 책상을 올려놓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사르트르가 체 게바라를 우리 세기 가장 성숙한 인간으로 평가하는 데는 바로 이러한 문학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공감 능력과 실천하는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산과 체 게바라의 독서는 민중의 삶의 현장과 늘 함께 했다.


사는 게 팍팍하다며 책도 읽지 않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삶의 무게에 허덕이며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타협하며 산다.


자본이 우리 존재를 대신 채우려 하는 허무의 시대, 미성숙한 자들이 사회의 부와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는 시대에 다산과 체를 떠올리며 어떻게 하는 삶이 성숙한 인간인지 고민하게 된다.


다산 정약용과 체 게바라는 타인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생각하며 살았다.


또한 자신은 대단한 권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억압하거나 부당한 일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공동체가 직면한 불의와 부당함에 저항하였다.


난 나의 무지함과 부족함을 알기에 옛 스승님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비록 예전처럼 밤을 지새우며 읽지는 못해도 여전히 책을 사랑하며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지 사 시간 나는 대로 읽으려 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나의 편협된 생각과 짧은 지식에 오류가 많기 때문이며, 조금이나 다산과 체 게바라처럼 닮아 살고 싶은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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