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물었지
넌 무엇이 되고 싶냐고
친구는 대답했지
의사가 되고 싶다고
내게도 물었지
넌 무엇이 되고 싶냐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
조용히 대답했지
"비둘기"
꿈이라는 것이 꼭 무엇이 되느냐 일수도 있지만
어떻게 사느냐도 될 수 있으니까.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을 안고
그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네
더 높이, 더 빠르게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오늘도 자신을 다그치지
하지만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가는 대신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었지
현실이라는 벽과
학교라는 단단한 틀을 벗어나
내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가볍게 날아가고 싶었어
비둘기가 되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누구의 기준에도 갇히지 않은 채
그저 자유롭게
어른들은 말하지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그 길이 맞는 길이라고
나 또한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고는
믿지 않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길이 있고
각기 다른 방향과
서로 다른 풍경이 존재하듯
우리의 삶 또한
하나의 정답으로만
묶일 수는 없으니까
넓은 길도 있고
좁은 길도 있으며
평탄한 길도
울퉁불퉁한 길도 있고
빠르게 닿는 길과
천천히 돌아가는 길이 있지만
어쩌면 결국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을 지나
비슷한 끝자락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될 테니
조금 일찍 도착했는지
조금 더 돌아왔는지
그 차이일 뿐
그래서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싶네
누군가 정해준 방향이 아니라
내 마음이 선택한 방향으로
비록 서툴고
때로는 흔들릴지라도
그 길 위에서 웃고 싶네
사람들은 내게 묻지
넌 나중에 어떻게 살 거냐고
나는 대답하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니
먼 훗날의 나 또한
분명 행복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화창한 날을 좋아하지만
늘 햇빛만 내리쬐면
땅은 메말라 사막이 되듯이
나는 때로는
조용히 내리는 비가 되어
굳은 땅을 적시고
지친 마음을 적셔주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네
높이 날지 못해도 괜찮고
멀리 가지 못해도 괜찮네
다만
내가 선택한 하늘 아래에서
내가 선택한 바람을 타고
나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니
나의 삶이
나의 하루가
나의 작은 날갯짓이
언젠가 누군가의 하늘에
잠시 머물다 가는
부드러운 구름이 되기를
나는 수학은 못하지만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편지를
써줄 수 있고
나는 과학은 못하지만
누군가의 따듯한
식탁이 될 수는 있으니
그리고 끝내
나의 가는 길
나의 모든 삶이
누군가의 갈라지고 메마른 마음에 날아가
적셔주고 만져주는 단비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