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름

나는 바람

by 박철

나는 구름


나는 내가 누군가의 사랑인 줄 알았어요.

누군가의 의미, 소중한 존재.

사람들이 나를 보며 미소를 보낼 때

그 사랑이 날 향한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바람이 불어와 나를 밀치고 가면

나는 더 이상 거기 없었죠.

슬펐지만 괜찮아요.

언젠가는 누군가의 그늘이 되고

언젠가는 언덕의 꽃밭을 적셔줄 테니.

나는 내가 늘 머물러 있는 존재인 줄 알았어요.

변함없는 얼굴, 쉬지 않을 날개.

사람들이 변하는 걸 보며 원망했었죠.

나는 영원한 산맥인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나는 산 위에 떠있는 하얀 구름

나도 늘 변하고 있었죠.

슬펐지만 괜찮아요.

언젠가는 다른 구름이 내 자리에 오고

언젠가는 누구라도 사라져 갈 테니.


나는 바람


나는 내가 늘 당신 곁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나는 흔적 없는 바람

당신에게 아무 의미가 아니었죠

구름을 타고 가는 한 조각 바람

슬펐지만 괜찮아요.

당신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며

당신의 향기가 되어줄 테니.


먼바다에서 항구로 배를 실어다 주고

그리운 당신에게 손수건을 흔들어 줄

나는 바람


당신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상관없죠.

나는 다시 돌아올 테니까.


나의 사랑

슬퍼말아요

그리울 때면 언덕에 올라 당신 이름을 부르죠.

나의 추억 속에

나의 다이어리 속에

언제나 당신은 웃고 있으니.



나의 사랑

さような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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