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겨울이 오면

by 박철

봄과 여름과 가을만 있는 인생은 없다.


누구에게나 겨울이 오게 마련이다.


언제나 돌아오는 겨울을 나만 건너뛸 수는 없다.

고난 총량의 법칙은 만유인력의 법칙만큼 세상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청소년에게는 사춘기라는 겨울이 있고

고등학생에게는 고3 입시생이라는 겨울이 있으며

청년에게는 취업이라는 겨울이 있고

직장인에게는 구조조정이라는 겨울이 온다.

사업가에게는 사업부진과 파산이라는 겨울이 있고

결혼 후에는 갈등과 이혼이라는 겨울이 온다.

중년에게는 고독이라는 겨울이 있고

노년에는 가난과 질병의 겨울이 온다.

사회생활에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미움, 시기와 질투의 겨울이 온다.

그리고 결국 모든 사람은 죽음이라는 겨울에 도착한다.



어릴 적 겨울방학,

홍천 외가댁에 가면 삼촌은 나를 데리고 얼음이 꽝꽝 언 마을 어귀 계곡으로 갔다.

오함마라는 커다란 망치로 얼음을 깨고 차가운 물속에 죽은 듯이 잠든 개구리며 피라미들을 한양동이 줍다시피 잡아 매운탕을 끓였다.

차가운 겨울 얼음 속에서도 물고기와 개구리들은 봄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었다.

어느덧 봄이 오면 논이며 숲에 개구리가 지천이었고 흐르는 개울물마다 피라미들이 새까맣게 몰려다녔다.

우리 인생에 겨울이 왔다 싶으면 스스로 동면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불편한 사람을 만나는 일도 불편한 장소도 불편한 생각들도 변기 아래로 배설해 버리고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사람을 만나고 시간들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인생에 겨울이 오면 "버티기"에 들어가라.

물속이 차다 하여 물고기가 물 밖으로 튀어나오면 봄이 와도 회복될 기회가 없다.

겨울 물고기는 커다란 바위아래 모여서 체온을 공유한다.

혼자 떨어지지 말고 나의 말에 귀를 열어줄 누군가와 체온을 공유하라.

내가 해야 하는 일, 내가 있어야 하는 곳에 묵묵히 버티고 서있으라.

어떤 사람들은 인생에 겨울이 오면 "이제 끝났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겨울은 계절의 끝이 아니라 계절의 시작이다.


세상 누구에게나 겨울이 오듯이 세상 누구에게나 봄도 온다.


그 삶이 치열하고 고난이 많은 사람일수록 감동을 주고 그런 사람의 글은 가슴을 치는 울림이 있으며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내게는 윤동주의 서시가 그렇다.

그대 지금 힘든가?

괜찮다.

괜찮다.

봄이 오면 힘차게 흐르는 개울물은 겨울을 참아낸 당신을 향하여 손뼉 칠 것이고 따스한 봄바람은 당신의 날개를 밀어 하늘 높이 날아 올 릴 테니.

아름답고 고귀한 그대, 겨울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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