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4

싯다르타의 강물의 지혜에 대하여

by 은도정신과

지난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우리 뇌가 수많은 신경회로들이 경쟁하는 오케스트라이고, 의식이 그 모든 것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지휘자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고민에 빠지거나, 모든 것을 의지만으로 해결하려 할 때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는지도 이야기했지요. 오늘은 이 모든 뇌 과학적 통찰을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 나오는 강물의 지혜와 연결해보고자 합니다.


소설 속 싯다르타는 강물에게서 깊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 구절은 이러합니다:

"강물은 모든 사람들의 운명과 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름은 강물이 바다로, 바다 물이 수증기로, 수증기가 빗물로 변하며 끝없이 계속된다는 것을. 그 흐름 속에서 들리는 수천 가지 소리는 여러 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유일한 말 옴(Om)으로 합치되고 있었다. 그는 강물의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강물의 소리와 함께 근심하고 기뻐하며 단일함을 추구하는 지혜야말로 해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아름다운 구절이 우리 뇌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소설 속 강물은 끊임없이 흘러가며 수천 가지 소리를 냅니다. 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소리,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 이 모든 소리는 각기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강물 속에서 어우러져 흐릅니다.

우리 뇌 속의 신경회로들도 이 강물과 같습니다. '배고픔'이라는 소리, '불안'이라는 소리, '기쁨'이라는 소리, '집중'이라는 소리… 수많은 신경회로들이 각자의 신호를 끊임없이 뿜어내며 마치 강물처럼 흘러갑니다. 이 신호들은 때로는 서로 충돌하고, 때로는 조화를 이루며 우리 내면에서 복잡한 '소리'를 만들어내지요. 강물이 어떤 순간에도 흐름을 멈추지 않듯, 우리 뇌 속의 신경회로들도 우리가 잠든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24시간 내내 열일하며 활동합니다.

그리고 싯다르타가 강물 속 수천 가지 소리가 결국 하나의 옴(Om)으로 합치된다고 깨달았듯이, 우리 뇌 속의 그 수많은 신경 신호들도 결국 우리의 의식이라는 지휘자를 통해 하나의 통합된 경험, 즉 나라는 존재의 흐름으로 합쳐지는 것입니다.


지난번 이야기에서 우리는 '의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지휘자가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없듯이, 의지는 신경회로를 직접 통제하기보다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이죠.

싯다르타의 강물 지혜를 여기에 적용해 보면, '강물의 흐름을 거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의지의 착각을 벗어나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뇌 속에는 우리가 원치 않는 '불협화음'을 내는 신경회로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불안, 분노, 슬픔, 중독적인 충동 같은 것들이지요. 우리는 흔히 이런 감정이나 충동이 올라올 때, '의지'의 힘으로 그것을 '참거나', '억누르거나',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마치 지휘자가 특정 악기의 소리가 싫다고 해서 그 악기를 아예 연주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강물이 모든 소리를 품고 흘러가듯이, 우리 뇌 속의 신경회로들도 각자의 역할을 하며 존재합니다. 불협화음처럼 느껴지는 감정이나 충동도 사실은 우리 뇌가 어떤 상황에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무조건 거부하고 억누르려고만 하면, 오히려 내면의 갈등이 심해지고, 결국 지쳐서 무너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참아!'라는 의지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억누르면 언젠가 폭발하기 마련이니까요.


싯다르타는 강물의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강물의 소리와 함께 '근심하고 기뻐하며' 단일함을 추구하는 지혜야말로 해탈이라고 깨달았습니다. 이는 지휘자가 어느 한 악기가 불협화음을 내더라도 그에 굴복하지 않고, 다른 악기들과의 조화를 통해 전체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모습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불협화음을 낸다고 해서 악기를 부숴버리지 않고,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죠.

우리 뇌의 지휘자, 즉 '의식'의 진정한 지혜는 특정 신경회로가 내는 '불협화음'을 무조건 억누르거나 없애려 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대신 그 소리를 듣고,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건강하고 긍정적인 신경회로들을 활성화시켜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불안이라는 감정이 올라올 때, "나는 불안하면 안 돼!"라고 억누르기보다, "아, 지금 내 뇌의 불안 회로가 활성화되었구나" 하고 그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심호흡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대화하는 등 평온함이나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다른 신경회로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이죠.

이것은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이 너무 크게 불협화음을 낸다고 해서 트럼펫을 부수기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소리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전체적인 음악이 여전히 아름답게 들리도록 조율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협화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하모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입니다.


싯다르타가 강물의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그 속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였듯이, 우리도 우리 뇌 속에서 끊임없이 흘러가는 수많은 신경회로들의 신호, 즉 우리의 생각과 감정, 충동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것들을 무조건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고 억누르려 하기보다, 그 존재를 인정하고 더 큰 나라는 흐름 속에서 조화롭게 통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지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의지의 힘과는 조금 다릅니다. 의지가 특정 행동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힘이라면, 이 지혜는 우리 내면의 복잡한 흐름을 '관찰'하고 '수용'하며 '조율'하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강물이 바다로, 수증기로, 빗물로 끝없이 변하며 흘러가듯, 우리 삶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양한 감정과 경험으로 채워집니다. 이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그 속에서 모든 소리들이 하나의 옴(Om)으로 합쳐지는 단일함을 추구할 때, 우리는 진정한 해탈, 즉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뇌는 정말 놀라운 오케스트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때로는 불협화음이 들리더라도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모든 소리를 품어 안아 진정한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싯다르타의 강물처럼, 삶의 모든 흐름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아름다운 협주곡을 연주하며 유유히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내면의 강물은 오늘도 흐르고 있습니다. 그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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