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적 접근
여러분, '기쁨'과 '쾌락'이라는 말을 어떻게 구분하시나요? 기쁨은 뭔가 좋은 것 같고 쾌락은 뭔가 부정적인 것 같지만 둘 다 즐거운 감정이라서 구별하기 어렵지 않나요? 솔로몬은 세상의 모든 쾌락을 경험했지만 결국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면서 쾌락의 끝은 허무함과 절망이라고 하고, 부처님은 아무리 즐거운 순간이라도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고, 쾌락이 사라질 때 우리는 상실감과 고통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설명에도 기쁨과 쾌락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어떤 즐거움은 추구해도 되고 어떤 즐거움은 지양해야 하는지를요. 그러다 중독의 뇌 기전이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써봅니다.
우리가 예상치 못한 좋은 경험을 할 때 '기쁨'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의 커피가 너무 맛있거나, 백화점에서 눈독 들였던 제품을 좋은 가격에 샀을 때처럼요. 뇌는 이러한 우연한 보상에 반응하여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며 기분 좋은 감정을 만듭니다( 예측가능한 보상에는 도파민은 적게 나옵니다). 행복의 행(幸) 자는 원래 우연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고 happiness의 어원은 happen으로 이 또한 우연이 생긴 좋을 일을 의미합니다. 우연히 생긴 좋은 일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기쁨을 반복해서 느끼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쾌락'이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옷이나 물건을 사고 잠시 좋았던 경험은 기쁨이지만, 그 기쁨을 다시 느끼기 위해 지속적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바로 쾌락입니다. 쾌락을 반복적으로 좇으면 뇌에 변화(뇌세포의 감수성이 변하고, 신경회포의 변화도 동반합니다)가 생기는데, 이를 '내성'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자극으로도 큰 쾌락을 느꼈던 것이 점차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마치 매운 음식을 계속 먹다 더 매운맛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물건 구매의 즐거움이 시들해져 더 비싸거나 더 많은 물건을 사야만 만족하는 것도 내성의 예입니다. 또한, 쾌락적인 행동이나 물질을 갑자기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불안, 초조, 우울감 등의 불쾌한 기분을 '금단 증상'이라고 합니다. 뇌가 쾌락에 익숙해졌다가 갑자기 멈추면 고통을 느끼는 것입니다. 물건을 사지 않으면 허전하고 짜증이 나는 것도 금단 증상일 수 있습니다. 쾌락을 좇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성, 금단 증상, 그리고 강렬한 갈망은 곧 고통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쾌락은 뇌의 변화를 동반합니다. 이런 변화는 자율성의 감소(중독되면 내 마음대로 살 수 없잖아요)를 가져오고 결국 고통의 씨앗이 됩니다.
기쁨은 살면서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입니다. 이러한 행운을 억지로 좇으면 오히려 고통이 따를 수 있다는 사실을 종교뿐만 아니라 뇌 과학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을 억지로 붙잡거나 특정 조건만을 좇다 보면 기대했던 행복은 찾아오지 않고 고통스러운 삶이 될 수 있습니다. 기쁨과 행복은 우연한 선물처럼 소중히 여기고, 억지로 붙잡기보다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인생이란 어쩌면 뜨거운 사막을 걷는 여정과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가끔 만나는 오아시스는 기쁨이고요. 우리의 여행 길이 어디서 끝날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오아시스에 머무는 것은 정답이 아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