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이 콩알만 하게 쪼그라들 때

대체 뭐가 문제인 건가?

by 무무

두 개 언론사에서 시민기자 1호가 됐다.

50년을 살면서 내가 정말 못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작년 가을 무렵부터 내가 잘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에 관한 고민을 심각하게 했다. 좋은 기자님을 만나 그 기자님의 언론사에서 어릴 적 내 꿈이었던 기자로 일도 하게 됐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언론사의 공식적인 1호 시민기자도 됐다. 50이라는 나이에 기본 글쓰기도 배우지 못 한 나를 시민기자로 인정해 주고 내가 쓴 기사가 쟁쟁한 기자님들, 셀럽들의 글과 같은 지면에 실리니 정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쁘고 행복했다. 프로페셔널 기자님들과 셀럽들의 글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될 글이지만 그래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사했다.


겨우 숨을 쉬고 있는 듯 답답하다.

나는 기자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맡은 기사를 써서 넘기면 내 기사를 첨삭해 주는 담당 기자님이 계신다. 형식에 맞지 않거나 정해진 규정보다 긴 기사의 길이라든지 띄어쓰기, 맞춤법 등등 아주 많고 다양한 부분에서 지적을 받고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이 반복된다. 초집중을 해서 열심히 고쳐도 매번 같은 곳에서 실수가 반복되니 담당 기자님이 지적을 하실 만도 하다. 시민기자 따위에 애정이 없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 전화해 충고를 할 필요도 없겠지만 마음으로는 감사하고 이해가 되면서도 전화를 끊고 나면 심장도 벌렁벌렁 거리고 얼굴은 화끈거리고 나 자신이 콩알만 하게 쪼그라듦을 느낀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나 자신은 땅속을 조금씩 조금씩 파고 들어가 지금은 거의 목위로만 땅 밖에 나와 겨우 숨을 쉬고 있는 듯 답답하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건가?

잘하고 싶다는 욕망에 비해 노력이 부족한 건가? 내가 멘토로 생각하고 있는 기자님께서 같은 부분을 계속 틀리는 건 공부를 안 하는 거라고 했다. 달달 외워야 한다고 했다. 핑계지만 살림도 하고 돈도 벌어야 하니 남는 시간에 공부하고 취재하고 글을 썼으니 공부를 열심히 안 한다는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시민기자를 하면서 늘 나는 기사 쓰는 방법을 누군가에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쓴 글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받으면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만 늘 같은 상황의 글을 쓰는 것도 아니기에 답답한 마음은 계속 그대로 남아있다.


기자교육 인터넷 강의를 찾아봤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모 유명 언론사에서 하는 기자교육 인터넷 강의를 찾았다. 주로 첨삭을 통해 교육을 해주는 방식이고 교육비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등록을 하려고 하다가 멘토 기자님께 이 교육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되겠는지 물어봤다. 기자님은 효과가 전혀 없다며 절대 듣지 말라며 돈이 아깝다고 했다. 그리고 나한테 정말 글 잘쓰니까 안 들어도 된다고 했다. 이렇게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잘 쓰는 게 맞나 싶은데 늘 글을 잘 쓴다고 하시니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된다.


공부해야 한다.

자꾸만 못 난 인간이라는 생각을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하기로 했다. 더 일찍 일어나고 더 늦게 자면 되지 뭐. 해도 해도 안 되면 그땐 그냥 미련 없이 그만둬야겠다. 내 인생 최대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남편과 죽일 듯이 싸웠던 순간보다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짐을 느끼는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겐 정말 괴로운 시간이다. 이도 저도 아닌 50대로 살다가 환갑을 맞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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