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존슨, 2025
*스포일러 포함.
이 시리즈의 탁월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 할 필요가 없다. 고전적인 장르에 현대적인 표현을 덧입힌 <나이브스 아웃>의 스타일은 이제 독보적인 위치에 다다른 듯하다. 게다가 감독 라이언 존슨은 3편 모두 각본을 직접 썼다. 이 감독의 재능을 어찌 높이 사지 않을 수 있을까. 이제 <나이브스 아웃>에 더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다음 편이 하루라도 빨리 개봉하는 것뿐이다.
1편은 고전적인 향이 강했고 2편은 화려한 색채가 강했다면, 3편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종교적인 면모가 강하다. 사건이 발생하는 공간부터 진실이 드러나는 결말까지, 이 영화는 기독교 테마 위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종교 영화인 것은 아니다.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이 자신을 '이성을 믿는 이교도'라 칭한 것처럼, 이 영화의 각본은 이성과 기독교 사이에 절묘한 균형을 맞춘다.
종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종교를 믿는 사람이다. 이 영화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종교를 믿는 주드(조쉬 오코너)를 믿는다. 그 신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믿는다. 이전 작들과 다르게 브누아 블랑이 의뢰 받지 않고 자원한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이전 작들과 다르게 블랑과 주드의 버디물처럼 연출한 것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이것은 이 영화가 이성과 종교를 다루는 방식과도 같다. 이성이 종교에게 다가가고, 이성과 종교가 함께한다. 극단주의적 사이비를 비판하며 시작해 따뜻하고 정직한 기독교를 비추며 끝내는 이 영화가 던지는 메세지는, 종교의 현실성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 그 진실된 마음을 알아달라는 말이 아닐까. (나는 무교다.)
능수능란한 쵤영과 편집, 적절하게 치고 들어오는 블랙 코미디,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호연은 영화를 탄탄하게 만든다. 각본의 오락적인 재미에 관해서는 이전 시리즈보다 덜할 수 있다. 조연들의 비중이 적어 후더닛 무비로서 쾌감은 분명 아쉽다. 그러나 이 영화가 종교라는 소재로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은 충분히 훌륭하다.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종교적인 모티프를 차용하면서도 추리의 과정은 논리적 인과에 기반하고, 엔딩에 이르러서 종교는 종교대로 이성은 이성대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뒷맛이 깔끔하다.
3.5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