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의 꿈>, 풍광과 연민

클린트 벤틀리, 2025

by 굿맨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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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이라는 독특한 화면비로 영화를 찍는다는 건, 일반적인 영화와 다른 길을 걷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동적인 액션을 배제하고 정적인 이미지로 화면을 꽉 채우겠다는 야심 찬 선언. <기차의 꿈>은 그 과업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시각적인 테마의 중심에 놓인 것은 '자연'이다. 촬영 감독 아돌포 벨로소는 하늘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광을 한껏 힘주어 촬영한다. 눈으로 보기에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나무의 시점으로 찍은 쇼트나 뿌리를 이용해 프레임을 만든 쇼트처럼, 이 영화는 나무에게 배경 이상의 주체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담았음에도, 결국 <기차의 꿈>이 남기는 것은 커다란 쓸쓸함이다. 로버트(조엘 에저튼)는 자연과 어우러져 살면서도 생계를 위해 나무를 벤다. 극중 애른(윌리엄 H. 메이시)는 나무 베는 일을 "영혼을 깎아먹는 일"이라며, "대관람차에서 볼트를 빼고 있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나무를 잡아먹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 로버트는 자신의 일이 결코 좋은 결과를 낳지 않을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터로 나가야만 하는 처절한 인물이다. 평생을 벌목 작업에 바친 그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족을 잃었고, 집은 불탔으며, 세상은 변했다. 이 영화의 각본은 로버트를 연민하면서도 끝내 다가가지 않는다.


지나온 삶의 장면들을 토해내는 듯한 엔딩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마침내 모든 것과 연결되었음을 느꼈다"는 마지막 내레이션처럼, 영화의 모든 장면은 엔딩 시퀀스를 통해 연결되고 완성된다. 행복했던 기억과 고통스러웠던 기억, 무너져 내린 기억과 살아내야 했던 기억이 모여 마침내 로버트의 인생을 이룬다. 인생이란 결국 살아온 모든 시간이 아니던가.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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