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밀란츠, 2025
*스포일러 포함.
이 영화의 카메라는 '표현'에 매달려 '전달'에 소홀하다. 아닌 게 아니라, 핸드헬드 촬영과 점프컷이 과하게 사용되어서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다. 덕분에 등장인물의 불안정한 심리와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확실히 표현되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각본 또한 난잡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벌어지는 사건 하나하나를 챙기느라 전체적인 흐름을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한다. 극의 인물들은 잠재적으로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끝날 때까지 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 이 영화는 짧은 러닝 타임에 스스로 쫓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야기에 제대로 초점 맞추기 위해서는 1시간 30분보다 조금 더 길 필요가 있었다.
카메라도 흔들리고, 각본도 흔들린다. <스티브>는 전체적으로 불안정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 영화는 애초에 흔들림에 관한 영화다. '스티브'와 '샤이'를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은 불안정한 존재다. 비행을 일삼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 또한 각자의 고통을 가지고 있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류의 '선생님 장르'에 비껴간다.) 이들이 모인 학교는 돈이 없고, 시설이 노후되었고, 사회적으로 비판 받는 처지다. 그러니까 <스티브>는 불안정한 인물들이 불안정한 곳에 모여 그 불안정함을 한껏 표출하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안정된 것은 단 하나, 돌이다. 자신의 흔들림을 억제하기라도 하듯 돌을 모으던 샤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 돌로 가득 찬 가방을 메고 물에 잠기지만, 그토록 불안정한 학교와 친구들에게 끝내 돌아간다. 안정된 죽음 대신 불안정한 삶을 택한 샤이의 눈에는 많은 감정이 겹친다. 진흙으로 엉망이 된 옷차림으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간 스티브의 나레이션과 함께, <스티브>는 흔들리지 말라는 뜨거운 응원 대신 흔들려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3.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