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비글로우, 2025
*스포일러 포함.
압도적인 서스펜스. 이 표현으로 영화 전체를 정의할 수 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서스펜스다.
기존의 장르적 문법 대신,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새로운 형태의 서스펜스를 선보인다. '무력(無力)에 대한 공포'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의 등장인물은 모두 프로페셔널하며 위기 상황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미사일은 멈추지 않는다. 데프콘(DEFCON)이 1단계로 상향되자, 철벽 같던 사람들은 하나둘 무너진다. 그곳에는 누군가의 실수도, 누군가의 이기심도 없다. 별일 아니라 믿었던 상황이 점차 전쟁으로 가시화될 때, 모든 것을 쏟아부은 노력이 'NEGATIVE'라는 글자 하나로 일단락될 때, 그리고 프로페셔널의 면모가 벗겨진 채 사진 속 가족을 바라볼 때, 극의 인물이 느꼈을 좌절감과 무력감은 서스펜스를 통해 생생히 전달된다.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GBI의 성공 확률이 61%라는 사실을 듣자, 국방부 장관은 "겨우 동전 던지기란 말이야?(So it's a fucking coin toss?)" 라며 탄식한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을 고작 동전에 의지하는 이 대목은 단발머리의 한 남자를 연상케 한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에서 미국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은 '안톤 쉬거'와 다를 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동전을 던져야만 하는 인간의 불안정성을 그렸다면, 이 영화는 동전 던지기에 실패한 후 인간의 연약함을 그렸다.
그럼에도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가 비판받는 이유는 극의 구조, 특히 마지막 3막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이 영화는 동일한 타임라인을 3번 반복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에서 이러한 구조를 차용한 바 있는데, 구조 자체가 영화의 목적과 밀접히 관련된 훌륭한 경우였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반복 구조를 사용한 의도가 와닿지 않는다. 1막에서 이미 벌어진 사건을 2막과 3막에서 다른 인물과 장소의 관점으로 서술하는데, 새로운 사실과 해석을 도출하기보다 그저 인물의 무력감을 도돌이표하는 데 그친다.
3.5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