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이번엔 다를 것 같아.
다시 루틴이 시작됐다. 두 번만에 익숙해졌다. 주사종류가 1회 차랑 달라졌는데, 목적은 같지만 개개인에게 더 잘 맞는 약을 찾기 위해 변화를 준다고 한다. 이번 주사는 1회 차보다 좀 더 번거롭긴 했다. 펜 형태의 주사는 동일했지만, 나머지 1개는 매번 주사를 놓을 때마다 제조를 해줬어야 했다. 그래서 시간이 더 오래 걸려서 출근 전에 주사를 놓는 시간이 좀 더 촉박하기도 했고, 이 주사는 액이 들어가는 순간에 통증이 좀 있어서 힘들었다. 내가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 아픈 건가 의심하기도 했는데, 병원에서 간호사님이 놔주시는 주사도 매우 아팠어서 이건 내가 못해서가 아니라 이 약의 특성이구나 깨달았다.
이번에는 2회 차 경력직답게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했다. 나이나 식습관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느꼈기에. 역시나 회사에서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인물은 여전했지만 최대한 그러려니하고 불안해하지 않고 평온한 마음을 가지려고 애썼고 실제로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는 것 같긴 했다. 그리고 영양제도 나름 한 달 정도 챙겨 먹었으니 효과가 있을 것 같은 플라시보를 느끼기도 했다.
이번에는 난포가 초음파 때마다 보는 각도가 달라서 그런지 수가 3-4개 왔다 갔다 하긴 했지만 잘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또다시 채취 당일. 채취 외의 진료는 예약 시간과 다르게 일찍 가도 진료가 가능하지만, 채취는 정말 정해진 시간에 맞춰 혹은 30분 정도만 일찍 가는 게 심신건강에 좋다. 2회 차는 어쩌다 보니 2시간 정도 빨리 간 거 같은데 그만큼 안에서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수술대 눕기 전부터 진이 빠졌다.
이번에는 수술대에 누워서 잠깐 교수님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팔다리 묶여서 누워있다 보니 긴장 아닌 긴장이 더 느껴지긴 했다. 그렇게 또 내가 좋아하는(?) 순간인 수면마취 시간이 돌아왔고, 깼더니 회복실이었다.
- 난자 5개 채취되셨고요. 아프신 데는 없으세요?
와우 5개. 기분이 좋았다. 좀 더 회복하다 가야 된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옆 침대는 굉장히 회복을 힘들어하는 케이스였다. 고통이 10점 만점으로 8점이라고 해서 진통제를 넣고, 그랬더니 구토를 하기도 했다. 나도 이번엔 배가 살짝 쿡쿡 쑤시긴 했는데, 옆의 소리를 들으니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바로 냉동이식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일주일 뒤 방문해서 결과 듣고 이식 준비를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이번엔 뭔가 다를 것 같다. 과정도 수월했고 영양제도 먹었고 난자도 5개나 나왔고 스트레스 관리도 잘한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