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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Feb 02. 2024

선명한 사랑 ( 고수리 )

업글할매 책방 #44

내가 고수리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써드림 첨삭소‘라는 유튜브 강의에서였다. 글쓰기를 제대로 하고 싶어서 글쓰기에 대한 강의를 부지런히 찾아서 듣다가 작가님을 만나게 된 것이다.


본인 소개를 하시는데 “수리 수리 고수리”라고 자신을 소개하시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우시다. 이렇게 예쁜 고수리 작가님께서 《 선명한 사랑 》이라는 신간을 내셨다기에 무조건 읽어보기로 했다. 작가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진 것이다.


고수리 작가님은 바다에서 태어나고 자라셨단다. 잘 웃고 잘 우는 그런 여자들 틈에서 자라 작가가 되어서인지 어쩔 도리 없이 사람과 사랑에 마음이 기우신다는 소개 말씀에 늘 웃으시는 작가님의 예쁜 모습이 떠올려진다.


고수리 작가님은 늘 삶을 보듬는 따뜻한 시선으로 늘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오신 분이다. 나날이 아프고 슬픈 소식들이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줌의 햇볕 같은 이야기를 《 선명한 사랑 》이라는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으셨단다.

 

《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 《 고등어: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 《 마음 쓰는 밤 》 등을 출간하면서 천여 명이 넘는 학우들의 글쓰기 안내자로 자리 잡으셨다.


목차
1부 : 모쪼록 힘이 나는 씩씩한 인사로
2부 : 잘 헤어지지 못하는 사람의 사랑
3부: 사랑은 무던히도 애쓰는 일이더라
4부: 따뜻해지려는 우리의 모든 시도


《 선명한 사랑 》, 이 책은 4부로 구성이 돼있다.  그냥 가벼운 사랑 이야기인 즐 알고 무심코 들어왔다가 횡재를 한 기분이다. 문장 한 줄 한 줄, 단어 하나하나가 너무도 따뜻하고 예뻐서 책 전체에 밑줄이 안 그어진 곳이 없다.


“글을 쓸 때는 사랑이란 단어도 진부하고 따뜻하다는 표현도 평범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다.”라고 수리수리 고수리 작가님은 본인을 소개하신다.


그동안 작가님이 받았던 사랑을 담아서 변함없이 평생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는 작가님의 《 선명한 사랑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씨가 그대로 전달되어왔다.


책방은 책만 파는 가게가 아니고 책과 사람 이야기가 깃든 곳이란다. 책 볼 겸 사람 볼 겸 오가는 발길이 익숙해질 때 이야기가 생겨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요즘 제주도에서 꽤 핫한 작은 책방들을 떠올려본다.


제주 책방 올레지도에 의하면 현재 제주도에서만도 60여 개가 넘는 작은 책방들이 있다. 이제는 카페 투어보다 작은 책방 투어를 하기 위해서 제주도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소리에 새삼 반가웠다.


“책맹인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책을 안 읽어서 많이 속상했는데 요즘 제주도의   젊은 사람들 움직임을 보면 책을 많이 읽는다. 게다가 이런 작은 책방에서 주선하는 북토크에도 부지런히 참석하는 것을 보면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내 마음이 다 뿌듯해져 온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꼭 책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각자의 노하우도 풀어내고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 대한 위로도 함께 나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친밀한 유대감 또한 함께 하는 것 같다. 수리수리 고수리 작가님 말씀대로 책만 파는 가게가 아닌 책방이 있어서 행복하다.


"돌멩이를 주워본 사람은 안다. 돌멩이의 아름다움을.”


우리 집 양반은 유독 돌멩이를 좋아한다. 모처럼 바닷가에 나가 걸을 때도 나는 시원하게 물결치는 파도를 바라본다거나 제주도 특유의 파랑 하늘을 올려다보느라고 정신없는데 우리 신랑은 해안가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돌멩이 내려다보느라고 마누라가 앞에서 사라지거나 말거나 상관을 안 한다.


어쩜 그 많은 돌멩이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정말로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더라. 늘 우리 집 양반한테 어쩜 사람이 그리도 감성이라는 것이 없냐고 투덜거렸는데 작가님의 돌멩이에 대한 사랑을 읽으면서 새삼 남편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이 사람도 감성이라는 것이 있었네. 바다나 꽃을 보면서 느끼는 것만이 감성은 아니었구나. 하찮게 여길지도 모를 이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관심을 주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우리 집 팔순 할배에게도 이 소중한 감정이 남아있었다는 것이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나한테도 관심이 오려나.


고수리 작가님이 초등학교를 다니실 때 갑자기 비가 오는 날에는 마지막까지 학교에 남아 있었단다. 행여 엄마가 우산 들고 마중 오려나 하는 생각에. 엄마는 한 번도 우산 들고 오신 적이 없었다. 다른 애들이 우산 갖고 찾아온 엄마하고 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처음으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씀하신다.


비에 흠뻑 젖어서 들어오는 딸을 보고 엄마는 그저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건네셨단다. “딸, 비는 잘 맞고 왔니? 비 맞으면서 걸으니까 어때? 신나게 놀았어?, 사람도 식물 같아서 햇볕도 쬐고 비도 맞고 눈도 맞아야 쑥쑥 자란단다.“


덕분에 작가님은 해마다 내리는 비도 눈도 펑펑 맞으면서 초원의 풀처럼 자랄 수가 있었다는 말씀에 지금의 고수리 작가님이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선명한 사랑 》, 이 책을 읽다 보면 엄마에 대한 사랑 이야기가 넘쳐흐른다. 물론 이 세상의 모든 딸들은 엄마를 사랑하겠지만 어쩜 그렇게도 엄마를 사랑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마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가슴이 뭉클해져오면서 나는 자식한테 과연 이런 사랑을 받고 있을까라는 물음표 하나를 던져본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수리 작가님이 지하철을 타고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보는데 마침 한강이 보여서 잠시 감탄을 하고 있을 때 지하철 기관사의 방송이 울려 퍼졌단다.


“ 승객 여러분, 열차는 지금 한강을 지나고 있습니다. 잠시 창밖의 멋진 풍경을 보세요. 혹시 힘든 일이 있다면 열차에 모두 두고 내리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왜 나는 이런 방송을 못 들어봤을까? 아마 내가 직접 들었더라면 너무도 감동받아 눈물이 글썽거렸을 것 같다. 이런 따뜻한 말들이 자주 오갔으면 좋겠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다지 어려운 말도 아닌데 왜 많은 사람들이 이 간단한 인사조차도 잊어버리고 사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어린이들 학교 공부에 영어, 수학 대신 이런 따듯한 인사법을 가르치면 어떨까?


고수리 작가님 엄마의 취미는 배우기란다. 어쩐지 책에 등장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남다르시다. 늘 뭔가를 배우고 계셔서 바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단다. 혼자서도 잘 노는 엄마가 작가님 눈에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고 한다.


수시로 이야기하는 엄마의 에피소드를 보다 보면 참 대단하신 엄마라는 것이 느껴지는데 바로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날 고수리 작가님 엄마께서 딸한테 이런 말씀을 해 주시더란다. 살 만큼 살아보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알아볼 수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얘기만 하고 상대방의 말은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도 만나기만 하면 왜 그토록 자기 이야기만 하고 남의 이야기는 죽기 살기로 안 듣는 것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바로 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아서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불쌍한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이제부터는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라도 저 사람은 지금 행복하지 않구나라고 이해를 하면 조금은 덜 속상할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고수리 작가님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신다. 아침에는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자고. 해가 뜨면 다 괜찮아진단다. 긴긴밤이 지나면 어김없이 아침이 밝아오고 다가오고 돌아온단다.


매일의 아침은 그저 다가오는 것뿐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해가 떠오르네요.
다 괜찮을 거예요.

- 선명한 사랑 -




《 선명한 사랑 》


참 따뜻하다. 어쩜 모든 문장 하나하나를 이렇게 따뜻하게 쓸 수 있을까 읽는 내내 감동하면서 읽었다. 정겹고 따뜻한 문장이 나오면 얼른 밑줄을 긋고 필사를 했다. 그러면서 난 언제나 이런 글을 쓸 수 있으려나는 아쉬움도 함께 왔다.


수리수리 고수리 작가님이 진정으로 따뜻한 마음을 안고 써내려가신 문장마다 얼마나 예쁜 말들이 많은지 읽고 밑줄 치고 그리고 소리 내어 따라 읽어보느라고 다른 책보다 읽는 시간이 더 걸렸지만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버스는 노란 헤드라이트를 비추며 눈 덮인 산길을 쿠르르르 달렸다.” , “바글바글 되직하게 끓인 따끈한 청국장 한 숟갈” , “손바닥처럼 등을 쓸어주는 바람이 설레서 사부작사부작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았다.”


이렇게 마음을 따스하게 달래주는 말들이 참 그리웠다. 너무 오랫동안 자기 계발서랑 에세이 위주로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정서적인 면이 약간 메말라지는 것 같았는데 같은 에세이이면서도 고수리 작가님의 《 선명한 사랑 》이라는 산문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정말로 “사랑”에 대해서는 고수임에 틀림없다. 너무도 달달하다. 그리고 정말 따뜻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이런 “사랑”을 배웠으면 좋겠다.


《 선명한 사랑 》이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도 쓴다.
어제의 배움, 오늘의 할 일, 그리고 내일의 다짐.
선명하게 사랑하기,
내가 받은 사랑들이 가르쳐 주었다.

- 선명한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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