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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Feb 07. 2024

외로움 수업 (김민식)

업글할매 책방 # 47

유쾌함과 열정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김민식 작가님께서 ​2020년에 예기치 않았던 일로 MBC를 자진 퇴사하셨단다. 그때부터 ​잘 살고 있다는 믿음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모든 SNS를 다 끈었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온갖 정성과 사랑을 다해서 써내려오던 블로그마저 닫으면서 ​철저하게 외로워지기로 한 것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면서 밀려들어오는 외로움과 자책감에 ​오랫동안 힘들어하셨다고 한다.

늘 웃으시면서 재미있고 긍정적인 분이시라 ​이런 힘든 일이 있은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 외로움을 이겨내고 다시 단단하게 다져가는 희망의 여정이 담겨있는 책이다.

고독해지니 비로소 내가 보였다는 작가님!

사람들이 미워하는 나를, 나까지 원망하면 내가 너무 가여워서 ​그래서내가 나를 챙겨주기 시작했다는 김민식 작가님의 말씀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외로움이 찾아오면 반갑다고 해주란다.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일까?




작가님의 철저한 생활 방식이 잠은 하루에 7시간 이상씩 자고, ​주말이면 낮잠 자고, 밤 9시에 무조건 잠자리에 든단다. ​이런 작가님을 보고 큰 딸이 하는 말이 “아빠가 무슨 신생아냐?”고 놀린단다.

따님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요즘 어느 남자가 작가님처럼 살겠는가.

회식이다 뭐다 하면서 1차 2차 다니다가 집에 들어오면 밤 12시가 넘어서 자기가 일쑤이고 ​그다음 날은 일어나기가 힘들어서 뒤적이다가 간신히 회사로 출근하고.

아마도 이런 남편들의 모습이 아직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님은 자기만의 철저한 시간 관리 비결로 술, 담배, 골프도 안 하신단다.

참 재미없게 산다고 아무리 주변에서 비아냥거려도 ​작가님의 최고의 행복은 책 읽고 글 쓰는 것이라서 괜찮다고 하신다.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김민식 작가님은 “칼럼” 사태 이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도 두려우셨단다.

평소에 그렇게도 작가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온라인에 작가님을 비난하는 모습에 ​온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상처를 받으셨단다. ​그러다 보니 행여 누가 작가님을 알아볼까 봐 두려워서 나가지도 못했단다.

그런 칩거 생활을 보내다가 우연히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을 만나서 ​그 안에서 “미키타임”이라는 닉네임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셨단다.

거기서 만난 친구들은 말을 걸어주고 새로운 미션을 완수할 때마다 같이 축하해 줬단다. ​그 게임 속의 그들은 자동 실행 프로그램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위안을 얻으셨다는 작가님의 심정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의 냉담한 변화가 얼마나 가슴에 못을 박는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그래도 그 게임기 덕분에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웃고 떠들고 할 수가 있어서 너무도 큰 위안을 받을 수가 있었단다.

결국엔 가장 힘든 일이 있을 때 옆에 남아 있는 것은 가족밖에 없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오로지 책에만 매달려서 살아오셨다는 작가님같은 분이 너무도 힘들어서 책조차 읽기 힘들었던 그 시절에, ​뜻밖에도 게임에서 큰 위안을 받으셨단다.

그래서 작가님은 우리들한테 말씀하신다.

“힘들 때 뭐라도 해보라!”


정신없이 밀려드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생각하셨단다. ​우선 무조건 걷기로 하셨단다.

걷다가 하늘을 쳐다보면 태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더란다.


어려서부터 왕따를 당하셨다는 작가님!

아버지한테 매를 자주 맞다 보니 저절로 얼굴 표정 또한 울상으로 변해서 ​가뜩이나 빼빼 마르고 새카만 얼굴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됐었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왕따라는 것을 당하셨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예나 지금이나 왜 이런 왕따라는 것이 없어지지를 않는지 너무도 속상하다.

하기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그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도 ​동양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었다.

이런 왕따에게 세상에 맞서는 법을 작가님답게 아주 통쾌하게 답을 내리신다.

왕따에 맞서서 당당하게 사는 것이란다.

그것도 아주아주 즐겁게…

“최고의 복수는 성공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보란 듯이 일어나서 지네들보다 잘 사는 것이 그야말로 최고의 복수인 것이다.

살아보니까 알게 되더라.


​당한 사람은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는데 ​막상 괴롭힘을 주던 당사자들은 그리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다 않다.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다.


책은 쌓아놓고 읽으란다. ​작가님은 한 번에 최소한 다섯 권의 책을 쌓아놓고 읽으신단다. ​첫 번째 책이 재미가 없으면 덮고 바로 다음 책으로 넘어간단다. ​그다음 책도 재미가 없으면 다시 세 번째 책으로 넘어가고 ​그러다가 어떤 책에 꽂히는 순간이 온단다.

그럴 때 그 책을 다 읽으신단다. ​다 읽고 나면 못 읽었던 다음 책으로 넘아간다. ​책을 한 권만 읽다가 재미가 없어지는 순간 독서를 그만두게 되기 때문이란다.

나는 뭐든지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해내야 하는 성격이 오랜 세월 지속되다 보니 ​이런 독서 습관 또한 변하지를 않는다.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못하고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이해하면서 읽는다. ​단지 재미없는 책이든,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는 책이라도 ​다 읽었다는 것에 나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모르게 해냈다는 자부심과 함께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뭐든지 각자 자기 스타일로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100세 인생의 시대가 왔다.

우리 모두 소셜 미디어가 되자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블로그에 글을 쓰신 덕분에 1년 만에 “다음 Dawm”에서 선정한 베스트 블로거도 되셨고 ​블로그에 쓴 원고를 모아서 책으로 만든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꼬꼬독“이 1년 만에 구독자 6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또한 세우셨단다.

이 많은 것을 언제 다 하시는지 정말 대단하시다.

미디어 창작자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와닿는다.

지금은 소셜 미디어의 시대라 인플루언서는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나 역시 가능한 것일까?라고 잠시 꿈같은 희망을 가져보지만 ​인플루언서라는 것이 아무나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너무도 가슴아프도록 실감하고 있는 나한테는 인플루언서로 가는 길은 멀고도 먼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이런 소셜 미디어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블로그나 브런치를 함으로써 더욱더 열심히 책을 읽게 되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나를 만나기 때문이다.

피트니스클럽에 등록을 하고 줌바 댄스를 시작하셨단다.

어느 날 건강검진을 했는데 근육량이 적정 이하로  나와서 너무도 놀라셨단다. ​그동안 그렇게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내장 비만에 복부 비만까지 있었단다.

왜 갑자기 줌바춤을 추시는 작가님의 모습이 떠오를까?

그렇게 마르고 부지런히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작가님이 ​내장 비만에 복부 비만이라니까 ​책 읽다가 너무 웃음이 나서 잠시 책을 덮을 정도였다.

이러니 나 같은 사람이 내장 비만에 복부 비만이 심각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의외의 사실에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다.

어려서부터 춤추는 것을 좋아하셨단다. ​하지만 헬스장에서 아줌마들 하고 줌바를 한다는 것이 영 용기가 나지를 않았단다. ​줌바는 “ZUMBA”라는 영어인데 줌바의 어감이 왠지 아줌마를 떠 올려서 더 용기가 안 나셨단다.

50이 넘어가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세상을 다시 살아보라고 하신다.

 안 해본 것을 해보는 것이다.

늘 살아온 방식으로만 계속해서 살다 보면 ​나이 들어서 점점 더 한쪽 방향으로만 치우치게 된다.

나이 들어서 더 풍성한 삶을 사는 방법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살아보는 것이란다.

작가님도 새로운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바로 이 줌바 댄스였는데 ​처음에는 너무 부끄럽고 쑥스러워서 많이 망설였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너무너무 즐거우시단다.

아줌마들 틈에 끼어서 거의 눈에 안 띌 정도의 남자분이 그것도 홍일점으로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할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하지만 아줌마들의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오지랖을 알기에 ​아마도 이런 홍일점들은 무한한 환영을 받을 것이다.

작가님 역시 많은 인기를 누리면서 다니신단다.

그래서 작가님한테 새로운 꿈이 생기셨단다. ​퇴직한 남자들로 이루어진 줌바 댄스팀을 만들어서 전국 공연을 다니시는 거란다.


이래저래 참 바쁘신 분이다.


내가 막상 뭔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서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말씀이 가슴을 때린다.

용기를 내야만 내 인생이 바뀌는 것이란다.

용기가 없어서라기 보다 남편 거슬리기가 싫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사는데 ​이것 역시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뭐 이런 것은 없을까?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유튜브가 있어서 ​집에서라도 나도 줌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도 감사하면서 산다.


젊었을 때부터 수입의 50%는 무조건 저축을 하셨다는 대단한 작가님이시다.

그러다 보니 워낙 노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돈 안 들이고 놀 수 있는 것만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서관에서 책을 읽게 되고 ​자연과 벗 삼아 걷게 되고 ​그리고 시간이 나면 글쓰기를 하셨단다.

블로그야말로 돈 한 푼 안 들이고 글을 쓸 수 있는 최상의 장소라고 김민식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그렇게 절약을 실천하면서 살아오시다 보니 기나긴 노후가 두렵지 않으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공감이 간다.

우리 역시 그 힘든 이민 생활을 지내면서 ​오로지 내 나라 한국에서의 역이민 생활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모은 결과 ​오늘의 행복한 한국 생활이 있다.




엄청난 시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 탄력성이 좋은 작가님도 ​사실은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것보다는 ​겁이 없는 성격이다 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란다.

어차피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니까 ​이리 망하나 저리 망하나 결국은 마찬가지이니까 ​기왕에 망할 바에는 나답게 내 방식대로 망하고 싶단다.

늘 말씀은 웃으시면서 하시지만 그 속이 속이 아니셨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정말 의지의 사나이이시다!

도대체 그 에너지는 다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책에서 나오는 것일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태도는 “웃음”이다.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잘 찾아보면
재미난 부분이 있다.
이걸 찾아내는 게 또 재미이다.
우리가 고난 앞에서도
웃음과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
인생에서 겁이 없어진다.
웃음의 힘이다.

- 외로움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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