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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Feb 20. 2024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업글할매 책방 #55

많은 독자들한테 사랑을 한몸에 받고 계시는 류시화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가슴이 설레도록 작가님을 소개하려고 했다.


책 소개를 들여다보는 순간 그냥 접었다.


다른 문구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독자를 초대한단다.


시인이자 명상가이신 류시화 작가님의 신작 산문 42편이 수록돼 있다. 작가님이 독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작정하고 쓰신 것 같은 그런 위로를 매 문장을 읽을 때마다 전해 받을 수가 있다.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역시나 이 책에서도 류시화 작가님만의 시적 언어와 감수성, 그리고 작가님의 인생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생은 망했어.”라면서 자신을 있는 대로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상황의 사람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 또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류시화 작가님의 말씀대로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새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깨달음과 초월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래서 작가님이 “새”를 자주 이야기하시나라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난해하고 어렵고, 무겁고 어려운 철학이 아니라, 작가님 다운 유쾌하면서도 실용적인 철학으로 우리한테 설명을 해주신다.


아마도 작가님의 이런 따뜻한 배려가 많은 독자들한테 사랑을 받으시나 보다.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낭송되는 시로 류시화 작가님의 시가 뽑힌다는 사실이 이상하지가 않다.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이 시집은 21번이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는 책은 30만 명의 독자가 읽었으며 독일과 스페인 등 5개국어로 번역이 됐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너무도 멋진 글이 이 책에서 또 탄생을 했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란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라고 류시화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작가님의 새에 대한 사랑이 조금이나마 느껴지게 하는 말인 것 같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우리는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단다. 그래야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말씀이 가슴 깊이 파고든다.


그래서 작가님이 제주도를 사랑하시는 것 같다. 제주도에 살고 계시다는 것이 이렇게 반갑게 와닿을 수가 없다.


흔히들 삶에서 불행한 일을 겪은 후에 그 불행한 감정을 오랫동안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단다.


“이번 생은 틀렸어.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류시화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삶은 발견하는 것이라고. 자신이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인 것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단다. 우리가 왜 그토록 책을 읽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던져주신다. 책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외로움에서 치유됐던 이유 또한 확실해진 것이다.


류시화 작가님의 말씀에 의하면 글을 읽고 공감하는 독자는 연인보다 동지라고 하신다. 연인보다는 동지가 더 뜨겁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란다.


그래서 비록 글쓰기는 고독한 일이지만, 미지의 독자가 있음을 믿으면 그 고독이 힘을 얻고 문장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란다. 독자들에게 전달된다고 믿지 않으면 작가는 글을 쓸 수가 없는 것이라는 말씀에 다시 한번 글쓰기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공감이 가는 글을 써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해 본다.


좋아하는 것 백 가지를 적어보라고 하신다. 그러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 하루하루를 채워나갈 것이라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자신을 정의하란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적다 보면 당연히 내가 싫어하는 일들이 나를 찾아다닐 것이다.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이 나를 감싸게 하는 것은 바로 내가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자.


생의 마지막에서 신은 우리에게 물을 것이란다. 무엇을 좋아했는지. 무엇을 싫어했는지라고는 묻지 않는단다. 무엇을 좋아했는지를 물을 것이고, 무엇 때문에 불행했었나라고 묻기보다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했었나를 물을 것이란다.


이다음 신을 만나게 될 때, 똑똑하게 대답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좋아했었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리스트를 작성해 둬야겠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가 되고 보니 이담에 신과의 만남에서 실수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에 세 가지 진리가 있다는 말이 있다. 신의 존재, 인간의 어리석음,  그리고 웃음이란다. 신의 존재, 인간의 어리석음은 우리의 이해 너머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라고 류시화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우리는 고통이 없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기 때문에 더 크게 웃는 것이라는 말씀에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그저 헛 웃음을 짓고 살았던 적도 참 많았다. 울면은 더 힘들어질까 봐 억지로 웃은 적도 수도 없이 많았다. 행복해서 웃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알게 되는 깨달음이기도 했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이제는 이런 억지웃음이라던가, 헛 웃음을 일부러 만들지는 않는다. 웃고 싶으면 그야말로 활짝 웃고, 웃고 싶지 않을 때는 안 웃는다. 그만큼 성숙해진 것일까? 아니면 이만큼 고통이 없어진 것일까?


나이 듦의 좋은 점인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정도 나이를 들다 보니 웬만한 일에는 초연해진다.


성격이 팔자를 만든다는 말처럼, 그래도 잘 웃는 성격 덕분에 모질게 타고났다는 사주팔자를 구자로 바꿀 수가 있었다.


“인간은 날개가 없는 대신 웃는다. 웃음은 가슴의 날개짓이다.”

역시 시인의 표현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웃음에 대한 것은 기껏해야 “웃으면 복이 온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이 정도의 말밖에 모르는데 어쩜 같은 “웃음”이라는 단어에 류시화 작가님은 이렇게도 근사하게 표현을 하시는지 새삼 또 놀라고 감탄스럽다.


비록 시는 못 짓더라도 시집을 좀 더 가까이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무엇일까”라고 류시화 작가님이 물으셨다. 그리고 답해주시는 것을 들으면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관계의 의미를 어디에 두든, “나”의 범위가 주위 1미터에 불과하면 아마 그것이 지옥일 것이란다. 그리고 “나는 너를 잃을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와 함께하는 것이 천국이라고 하신다.


그래도 나는 가끔 뭔가를 배우기 위해서라도 집 밖에라도 나가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오로지 집과 정원만 왔다 갔다 하는 우리 집 양반은 그야말로 반경 1미터 범위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작가님 표현에 의하면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는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 사람을 먼저 보내고 내가 가게 해달라고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하는 마누라가 있다는 것은 그나마 천국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굳이 이야기하기 전에, 지금 자기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행복하다면 바로 그것이 천국일 것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집 양반을 보고 한마디씩 한다. 왜 그렇게 꼼짝 안 하고 집에만 있냐고.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지금 이 양반이 얼마나 행복해하고 있는지.


그러면 된 것이다.

행복은 자기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류시화 작가님께서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독자를 초대하신단다.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이 책을 통해서 지금까지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신 것이란다. 영화 제목은{ 인생 The Life }이다. 감독은 류시화이고, 주연 배우 또한 류시화 작가님이시다. 시나리오도 물론 류시화 작가님이 쓰셨고, 조연 배우는 그동안 작가님이 만난 분들이란다.


작가님이 직접 자신만의 영화를 만드셨듯이 우리 또한 각자의 인생 영화를 한 번 만들어 보라고 하신다.


우리가 그동안 바꾸지 못한 채 인생을 살아가는 역을 지금까지 했다면, 영화의 후반부에는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지금까지는 서막이었으며,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감동 드라마가 펼쳐지는 그런 영화를 작가님처럼 만들어 보고 싶다.


어떤 장면을 찍고 있든 주인공의 눈동자가 반짝이면 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왜 갑자기 눈동자에 힘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뭔가에 집중해 있을 때 가장 눈이 반짝반짝하는 것 같다. 눈동자에 힘을 보태주자. 초점 없이 흐릿한 눈처럼 매력 없는 것도 없을 것 같다.


류시화 작가님은 우리한테 바라는 것이 있단다. 우리의 영화가 그저 그런 엔딩이 아니라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기원하신단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만 찾아다닌다. 우리의 인생 영화 또한 해피엔딩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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