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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Feb 23. 2024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 유영만 )

업글할매 책방 이야기 #56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지식 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님의 99번째 책이 드디어 나왔다. 얼마 전에 리뷰했던 《 2분의 1 》이라는 책이 98번째 책이라고 해서 조만간에 99번째 책이 나올 줄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


요즘 할매 주제에 번아웃이라는 것이 와서 살짝 넋 놓고 있다가 갑자기 등장한 신간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역시 유영만 교수님은 여러모로 우리한테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 주시는 뭔가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계시는 것 같다. 덕분에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이 책을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번아웃이라는 나쁜 친구를 쫓아버리고 유영만 교수님의 마술 같은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기로 했다.


《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

역시나 99번째의 책 제목 또한 미처 보고 읽기도 전에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버린다.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바로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모든 독자들한테 또 새로운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시는 것 같다.


이병률 시인께서 추천의 글에 써주신 문장이 기가 막히다.

“이 책은 나이를 향해 전속력으로 늙어가는 우리들을 환한 등불 앞에다 붙들어 앉혀 혼내고 묘약을 처방해 준다. 인생은 그렇다. 끝장 앞에서 뒷짐 지고 있다면 그것이 막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번쩍 정신이 들었고, 이 책을 덮으면서 와락 정신을 차렸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났고, 이 책을 덮으면서 더 이상 뒷짐을 안 지려고 정신을 차렸다.


험난한 인생아 비켜라,
용기 있게 내가 간다.

-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


프롤로그
나는 도전이 앎음답다.
뜨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
황혼 예찬
험난한 인생아 비켜라, 용기 있게 내가 간다.


차례
1부 : 늦기 전에
2부 : 더
3부 : 늙기 전에


우리는 모두 내 삶의 CEO (詩 理 悟)라는 멋진 말이 또 등장했다. CEO는 시(詩)를 통해 세상의  이치 (理)를 깨닫는 사람 (悟)이라고 하신다.


CEO (詩 理 悟)는 시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들으며 남다른 조합으로 “깨달음”과 “깨우침”을 배우고 싶어 한단다. 그래서 유영만 교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한테 자전거를 타보면 어떨까라고 권해 보기도 한다.


대작과 걸작도 시인의 마음으로  시작(始作) 해야 시작(詩作) 될 수 있단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만나는 삼라만상은 모두 시가 자라는 텃밭”이라고 너무도 낭만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는, 지식 생태학자이시고 언어 마술사로만 알고 있었던 교수님의 새로운 모습에 저절로 즐거워졌다.


나 또한 자전거를 타고서 CEO (詩 理 悟)가 되고 싶은데, 지금까지 CEO는 해봤지만 시(詩)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보니 감히 CEO (詩 理 悟)가 되겠다고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


CEO가 이런 멋진 CEO (詩 理 悟)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해봤다.


감히 언어의 마술사를 그 누가 흉내 내겠는가?


유영만 교수님께서는 중년의 한복판이라는 길에서, 자전거 국토종주에 도전을 하셨단다. 2021년 9월에 오천 자전거길 종주를 시작으로 금강 자전거길, 북한강 자전거길, 섬진강 자전거길 등을 포함해서 12월에 제주도의 환상의 자전거길 종주를 끝으로 국토종주, 국토완주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신다.


그랜드 슬램이 뭔지를 몰라서 또 업글할매답게 검색을 해봤다. 자전거로 전국의 자전거길 인증센터 도장을 모두 찍는 것을 그랜드 슬램이라고 한단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나한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올레 패스포트‘이다. 단지 그 규모가 더 크고 반드시 자전거로 해야 한다는 것이 다른 가보다.


오로지 자전거 두 바퀴와 그 자전거 페달을 밟는 두 발만이 이루어낸 대단한 도전과 성공의 기록인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를 통해서 자신과 싸우며 자신의 한계와 의지를 테스트 한 것처럼, 우리의 지식 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님은 자전거를 통해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신 것이다.


하지만 작가님은 단순히 고생만 하신 것이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인생의 값진 지혜를 깨달으신 소중한 시간이셨단다.


이렇게 해서 또 새로운 명언들이 언어 마술사를 통해서 이 책 속에  주옥같은 문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세계 최초로 막걸리 마라톤까지 하시더니 이제는 자전거 국토종주까지 하셨다.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래서 작가님이  “몸을 만들기 전에는 꿈도 꾸지 말라."라는 말을 그리도 자신 있게 하시나 보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는 자전거 국토종주 그랜드 슬램이라는 것이 이렇게 엄청난 고행을 하리라는 것을 상상조차도 못했었다. 그냥 자전거 타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미 정도로만 알았다.


읽다 보면 어떤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숨이 턱 막혀올 정도로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너무도 몰랐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감히 입 밖에 내지를 못하겠다.


“인생은 반전의 연속이다.”

무너질 것 같다가도 어디서 힘이 솟는지 하늘 높이 올라가는 사기 덕분에 다시 살아내는 재미를 만끽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란다. 이 세상 어디에도 영원한 끝은 없으며, 다시 시작하는 그 순간과 지점이 언제나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


다시 시작하려는 그 순간의 즐거움과 재미를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아무리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또 살아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거기서 거기는 거시기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연을 머금고 살아간단다.


난 왜 이 “거시기”라는 말이 이토록 정겨운지 잘 모르겠다. 그저 “거시기”하나면 모든 것이 다 통한다는 그 희한한 원리가 아마도 재미있어서일까?


우리 모두 "거시기" 하게 살자는 생각을 해본다.


“자전거 길은 곧 인생길이다.”라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힘에 겨운 오르막길도 나타나면서 막바지에는 있는 힘없는 힘 모두 쏟아부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았다고 하신다.


유영만 교수님은 자전거를 “움직이는 인생 학교”라고 생각하신단다. 자전거를 타면서 겪은 경험과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땀 흘려 얻은 교훈은 땀 흘려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경계 너머의 깨달음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너무도 가슴에 와닿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허투루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자전거 인생 학교에 등록을 하고 싶다. 자전거 인생 학교에 열심히 다니다 보면 필요 없는 뱃살은 줄고, 세상을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웃음 지울 수 있는 익살과 넉살은 늘어난다고 교수님 특유의 유머가 탄생한다.


“위험 없는 삶이 가장 위험한 삶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 자유정신이 강한 사람이란다. 읽을거리를 찾아 독서에 몰입하는 사람 또한 한가한 게 아니라 속박된 정신 상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각을 꿈꾸는 사람이라도 유영만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자전거 타고 국토종주나 국토완주를 꿈꾸고 실행하는 일은 시간과 돈이 있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에 무조건 “옳소!”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진다.


대단한 결단력과 결행이 없으면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완전히 확신을 하게 된다.


자전거가 다른 운동에 비해서 위험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하지 않은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고 하신다. 오히려 위험하다고 해서 위험한 일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는 말씀에 또 찬성의 한 표를 던진다.


내 주변에도 온실 속의 화초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이런 사람 또한 위험한 사람에 속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먼동이 트기 전에 자전거를 타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출근 길 배경은 희망의 서곡이란다.


붉게 물드는 서산 노을을 뒤로하고 자전거로 퇴근하는 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레나데가 울려 퍼지는 풍경이라고 하신다.


유영만 교수님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언어의 마술사로만 알았던 작가님이 이렇게 섬세한 감정을 지니셨다는 것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유영만 교수님께서 2014년에 히말라야를 오르시면서 직접 땀 흘려 얻으신 3M의 깨달음의 쓸모라 신다.


 “ Make Moment Memorable “


모든 순간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로 만들라고 하신다. 내가 매일 하는 일이 나를 결정하듯, 내가 매일 보내는 순간순간이 이전과 다른 나를 탄생시키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가르침이다.


아름답고 황홀했던 찰나의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아쉽고 또 그리워지겠느냐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든다. 모든 순간이 다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늦기 전에, 그리고 더 늙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서 매일매일 새롭게 다가오는 그 소중한 순간을 결코 헛되이 쓰지 말자는 다짐을 해본다.


유영만 교수님의 가르침대로 내일 다른 순간을 위해 오늘 행복한 이 순간을 희생하지 말자.




나이 들어서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고 건강한 몸도 필요하단다, 그중에서도 꼭 필요한 것을 한 가지만 이야기하라고 하면 연골이라고 단언하시는 작가님의 말씀에 괜히 눈물이 난다. 연골이 없으면 그때부터 삶은 골골 해지기 시작한다는 말씀이 사실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젊어서 미련스러울 만치 죽기 살기로 일만 하고 살아온 결과가 양쪽 무릎의 연골이 다 닳아없어진 것이다. 유영만 교수님 말씀대로 “고진감래“가 아니라 ”고진통래“인 것이다.


무릎 떨릴 때 다니지 말고 가슴 떨릴 때 다녀야 한다는 말을 너무나도 가슴이 시리도록 통감하고 있다.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하라고 하시는데  칠십 하나인 나한테도 해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록 양쪽 무릎의 연골은 다 닳았다고는 하지만,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지 않던가. 연골 대신 근육을 키우면 된다고 해서 내 특기인 죽기 살기로 무릎 운동을 하고 있다.


그 덕분에 골골하면서도 할 건 다 하고 산다.


얼마 전에 어르신 전기 세발자전거가 아주 근사하게 나온 것을 봤다. “폼생폼사”만 아니면 이거라도 타고 어디든지 날아가고 싶다.


다행히 제주도에 살고 있어서 근사한 자전거 길이 참 많다. 아쉬운 대로 차 뒤에다 접어서 싣고 다니다가 근사한 자전거 길이 나오면 내려서 비록 세발자전거라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자전거 여행을 즐기고 싶다.


밥 잘 사주는 딸애한테 밥 대신 자전거나 사 달라고 졸라봐야겠다. (ᵔ ̮ ᵔ)͜


지금 움직이는 평범한 발 걸음이
비범한 밑거름이 된다.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오늘의 보행을 바꾸어야
내일의 행보가 바뀐다.

-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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