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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Oct 07. 2024

트렌드 코리아 2025

업글할매의 책방 이야기

《 트렌드 코리아 2025 》


2008년 말에 만들어서 발행된 “트렌드 코리아 2009”를 시작으로 “트렌드 코리아 2025”가 벌써 17번째 책으로 만들어졌다.


매년 10월이 되면 만사 제쳐놓고 기다리는 책이 바로 김난도 교수님이 이끄시는 트렌드 코리아였는데, 이번에는 조금 일찍 나온 것 같다.


9월 25일 출간이 된 것이다. 애독자답게 책이 나오자마자 얼른 구매를 하고는 또다시 가슴이 뛰었다. 과연 이번에는 또 어떤 멋진 글들이 나를 사로잡을까라는 새로운 기대에 색다른 에너지가 다시 솟아난 것이다.


매년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키워드가 많은 사람들한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궁금증 또한 안겨다 주는 것 같다.


금년에는 과연 어떤 키워드가 선을 보일까 무척이나 기대를 하면서 책을 기다리는 마음 또한 너무도 즐거운 일 중의 하나였다.


트렌드를 안다는 것은, 1년을 위한 가장 멋진 투자라고 하신 김난도 교수님의 말씀처럼, 2025년의 새로운 트렌드를 향해서 오늘도 여전히 한 발을 내디뎌본다.


이 책의 띠지를 장식한 “SNAKE SENSE”라는 키워드가 주는 느낌이 어마어마하다. 바로 2025년을 나타내는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한 것이다.


뱀이 슬쩍 ”S“를 감싸고 있는 듯한 디자인이 무척이나  직관적이면서 상징적이다.


2025년은 바로 뱀의 해이다.

뱀이라는 동물은 아주 감각이 예민하다 보니, 후각, 시각, 청각 모든 것이 발달을 해서, 한번 먹이를 찍으면 절대로 놓치는 법이 거의 없다고 한다.


2025년에도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런 시기에 뱀처럼 아주 날카로운 감각을 가지고 기회를 잡아내고자 하는 취지에서, 2025년도의 부제목을 ‘SNAKE SENSE“로 정하셨단다.


뱀처럼 예민한 감각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면서 이 책의 서문은 시작이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바로 ”지키다“와 ”바꾸다“라고 김난도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일본이 지키는 쪽이라면 우리나라는 바꾸는 쪽이란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말하라고 하면, 김난도 교수님께서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지키다”가 중요했으면, 디지털 시대에서는 “바꾸다”가 중요하다고 하신다.


“한 우물을 파라”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이런,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던 최고의 명언들을 보면, 아날로그 경제에서는 잘 지키는 것이 경쟁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얘기가 다르다고 한다.

자고 나면 정신없이 바뀌는 이런 격변의 시기에는 누가 더 잘 바꾸느냐가 바로 경쟁력의 핵심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날로그 경제에서는 최고의 미덕이었던 “잘 지킴”이, 디지털 시대에서는 발목을 잡는 격이라고 설명을 하신다.




1장 : 2024 대한민국
* 초효울주의
* 불황기 생존 전략
* 지리한 정체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
* 시그니처의 힘
* 요즘 가족

2장 : 2025 트렌드
* 옴니보어
* 아보하
* 토핑경제
* 페이스테크
* 무해력
* 그라데이션 K
* 물성매력
* 기후 감수성
* 공진화 전략
* 원포인트업


매년 새로이 나오는 키워드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으로 꼽히는 1번 키워드가, 과연 무엇일까 상상해 보는 즐거움도 무척이나 크게 다가온다.


2025년 “SNAKE SENSE”의 10가지 키워드 중에서 1번의 영광을 차지한 것은, 바로 “옴니보어”라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옴니보어“의 사전적 의미는 잡식성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이것저것 다 먹는다는 뜻이다. 채식도 하고, 육식도 하면서 좋아하는 것은 다 먹어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옴니보어”라는 말이, 사회학에서는 여러 분야에 걸쳐서 관심을 갖는다는 뜻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즉,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클래식을 들으면서 트로트도 같이 듣고, 그러면서 발라드도 함께 하면서 다방면으로 취향을 즐기는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나이, 세대, 성별, 소득 이런 것을 떠나서 자신한테 맞는 자신만의  소비를 한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령대 간의 격차는 많이 줄어들고, 그 대신 개인 간의 격차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주어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를 “옴니보어”라고 칭하는 것이다.


이제는 “나잇값을 한다”라던가, “남성스럽다”, “여성스럽다”, 이런 말조차도 옛말이 되어버린 세상이 온 것이다.


남자들도 피부 미용실을 들락거리고, 빨주노초파남보의 화려한 옷들을 걸치고, 반지 목걸이 귀걸이를 오히려 여성들보다도 더 치장하고 다닌다.


예전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도 자주 목격이 된다. 젊은 여성들끼리 모여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가 않게 됐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소비의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오늘날의 사람들을 나이로, 성별로, 소득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개인의 취향이 더욱 또렷해지는 “옴니보어”소비자의 세상이 온 것이다.


“아보하“


“아보하”라는 아주 귀여운 느낌의 새로운 키워드가 탄생했다.

무탈하고 안온한 일상을 일컫는 “아주 보통의 하루”를 줄여서 만든 말이다.


오늘 어땠어?

그저 그래, 좋은 일도 없고, 그렇다고 달리 나쁜 일도 없고…


그게 좋은 거야.

아주 보통의 하루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유행을 했었다. 나 역시 이 ”소확행“을 누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었다.


2025년에는 ”소확행“을 뛰어넘는 엄청난 키워드가 탄생을 했다는데, 바로 ”아보하“라는 키워드라고 김난도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소확행은 주변의 잔잔한 행복에서 자기 기쁨을 찾고, 또 그런 것을 인스타그램 같은 것을 통해서 자랑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사소한 행복조차도 지쳤단다.


그래서 그냥 아주 보통의 하루, 즉 오늘 하루를 무난하게, 무탈하게 큰 사고 없이 잘 넘겼으면 그걸로 됐다는 것이 바로 ”아보하“인 것이다.


칠십 대에 접어들고 나니, 이제서야 ”아보하“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가를 알 것 같다.


그저 오늘 하루 무사히 잘 보냈으면, 그것 이상 감사한 일이 없는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기도를 해오던 것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무사히 일어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저녁에 잠들기 전이면 ”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닌데, 그저 오늘도 무사히라는 말이 가장 소중하게 간직돼 있었던 것이다.


2025년의 아주 새롭고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이런 무사한 하루를 뜻하는 ”아보하“라는 것이 새삼스럽게 더 가슴에 와닿는다.


그동안 너무 달려만 왔던 것이다.


있지도 않은 행복을 과시하고 자랑하기 위해서, 무작정 달리면서 굉장히 피로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한테, 이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오늘 보통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고마운 키워드가 탄생한 것이다.


”아보하“

새로운 유행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토핑경제”라는 재미있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토핑이라고 하면 저절로 피자가 떠오른다. 어떤 토핑이 올라갔냐에 따라서 피자의 이름과 가격 또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토핑경제”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피자를 주문하는 것처럼, 상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적인 부분보다, 고객들이 선택해서 올리는 추가적인 “토핑”이 중요해지고 있는 그런 시장의 변화를 나타내는 키워드인 것이다.


한동안 “꾸안꾸”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꾸미지 않은 듯 꾸몄다”라는 뜻이다.


이제는 “꾸안꾸”가 아니라 “꾸꾸꾸”란다.

꾸미고 꾸미고 또 꾸민다는 뜻이다.


정말로 한도 끝도 없다.


백팩에다가 무엇을 그리도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지 조금 의아했었는데, 이런 것이 바로 “꾸꾸꾸”인 것이다.


못난이 신발의 대명사인 크록스에도 토핑이라고 해서 온갖 재미있는 아이템들을 갖다 붙인다.


이것 역시 “꾸꾸꾸”


하지만 난 아직도 “꾸안꾸”가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은데, 이러면 시대에 어긋나는 것인지 살짝 고민도 해본다.


페이스테크’


얼굴 또는 표정이라는 뜻의  ”Face”라는 단어에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를 붙여서 만든 합성어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각종 로봇들이 우리 실생활에 가까이 들어온 것이다.


길을 안내하는 로봇도 있고, 음식을 날라다 주는 로봇도 있으며, 어디를 가나 키오스크가 있어서 우리로 하여금 아주 쉬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단지 밋밋한 기계적인 로봇이 아니라, 이러한 로봇들이 예쁜 표정도 짓고,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좀 더 친근함을 느끼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정말 세상이 많이 변해서, 이제는 거꾸로, 사람이 아닌 기계가 사람의 표정을 읽는 시대가 왔다.


요즘 자동차들은 운전할 때 운전자들의 표정을 자기가 미리 읽어서, 만약 졸고 있다면 조심하라는 경고음을 보낸단다.


그동안 많이 애용하고 즐겨 쓰던 이모티콘도 이제는 자기 얼굴을 기반으로 해서 상대방과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뜻에서 새로운 키워드인 “페이스테크”가 탄생했다.


오래전부터 써오던 ”face ID‘라는 것도 이런 것의 일종이었을까?


사실 얼굴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각자 다르게 갖고 있고,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표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기계가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약간 무섭다는 생각 또한 든다.


이러다가 나만 간직하고 싶은 내 속마음을 언제 기계한테 들킬지도 모르니, 매사에 더 조심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이 앞선다.


“무해력 ”


무해력이라는 단어가 희한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문해력만 뜬다. 역시 새로운 키워드인 것이다.


내 수준에 맞춰서 대충 생각해 보면, 나한테 아무런 해를 안 끼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좀 더 쉬운 것 같다.


설명에 의하면 요즘 사람들은 작은 것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많단다. 작고 깜찍한 것들에 마냥 행복해하는 것이다.


이런 예쁘고 깜찍하고 작은 것들은 전혀 나한테 무해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앙증깜찍 무해력”이라고 이름 지으셨다는데, 역시 트렌드코리아 전략팀의 아이디어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고양이나 강아지등의 귀여운 캐릭터나 귀여운 아기 동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귀여워서 무해한 것을 “귀염뽀짝 무해력”이라고 명명하셨단다.


요즈음에는 조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더욱더 관심을 갖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단다. 어떤 이모티콘을 보면, 발로 그렸나 싶을 정도로 잘 그리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그런 캐릭터에 호감을 보이는 것이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 일 것 같다. 지나치게 완벽한 사람보다는 뭔가 약간 2% 부족한 듯한 사람이 더 호감이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약간 서툴러서 무해한 것을 “순수대충 무해력”이라고 역시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주셨다.


“앙증깜찍 무해력”

“귀염뽀짝 무해력”

“순수대충 무해력”


이렇게 귀엽고 예쁜 이름을 가진 키워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지금의 우리 사회가, 해가 되는 것이 너무도 많아진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설명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처럼, 주변에서 자꾸만 나를 긁는 일이 생기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나한테 전혀 해가 안 되는 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생기는 것 같다.


그라데이션 K”


이 책의 표지가 왜 그라데이션 느낌이 났었나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키워드이다.


K-팝, K-푸드, K-드라마등 수많은 K (한국) 상품이 해외 시장을 주름잡으면서, 현재 대한민국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250만 명을 돌파했단다.


OECD에 의하면 인구의 5% 이상이 다른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다민족 국가“라고 규정을 한다. 2023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 전체 인구가 5,132만 명이고, 체류 외국인 수가 250만 명으로 약 5%에 달했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다문화 국가로 진입을 한 것이다.


오랫동안 한국은, 단일민족이 단일국가를 형성한 세계의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다문화 국가“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한국이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변모하고, 세계와 폭넓게 교류하면서, 경제적-문화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K로 대변되는 한국적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하는 뜻에서 ”그라데이션K“라는 키워드를 만드셨단다.


”그라데이션K”는 사람 그라데이션, 문화 그라데이션, 시장 그라데이션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분류를 할 수 있단다.


안산이나 충북 음성 같은 곳에는 이미 외국인 비중이 아주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과거처럼 오로지 단순노동을 하기 위해서 오는, 저임금의 이민자들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아주 고급 인력들도 많이 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 그라데이션”이라고 명명하셨단다.


“문화 그라데이션”은 비단 아이돌뿐만이 아니라, 한국 영화가 미국에서 아카데미상을 받는다거나, 한국의 시스템이 그대로 외국으로 옮겨가는 것 같은 현상을 말한다.


이미 웬만한 외국의 편의점들에서는 한국의 라면이라던가, 한국 제품들을 다양하게 늘어놓고 판매를 하고 있는 것 또한 문화 그라데이션 일 것이다.


갈수록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다 보니,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시장, 국내에 관광을 온 외국인 시장, 외국에서만 판매하는 외국인 시장, 이렇게 ”시장 그라데이션“이라는 것도 만들어진 것이다.


“물성매력”


우리가 뭔가를 만질 수 있을 때 “물성이 있다”라는 말을 쓴단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자꾸 물성을 부여해서,  소비자들이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뜻에서 새로운 키워드인 “물성매력”을 만드셨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얼마 전에 큰 인기몰이를 했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란다.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만든 것이다. 그 영화에 나왔던 주요 캐릭터들을 직접 만들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캐릭터들을 만지면서 “물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굿즈”또한 이런 “물성매력”에 속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에도 물성을 통해서, 사람과 기계가 실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가 컴퓨터로 대화하던 것과는 굉장히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단다.


“chatgpt”하고의 대화도 상당히 획기적이었는데, 로봇과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눈을 마주 보면서, 손을 붙잡고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니, 생각만 해도 너무 신난다.


빨리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점점 더 고립되어가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이렇게 물성을 탑재한 로봇들이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성을 느끼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은 아주 원초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는 자꾸만 언택트를 하려고 하고, 피하려고만 하다 보니, 우리가 이런 물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더 줄어만 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갭을 메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역시 새로운 키워드인 “물성매력”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후감수성”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난여름처럼 더웠던 적은 아마도 내 기억에는 처음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난생처음 더웠던 추석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너무도 놀랍다.


아무리 더워도 절기라는 것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아서, 말복, 입추, 처서 이런 말들이 등장하면 아무리 기세를 떨치던 맹더위도 한풀 꺾이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말들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내심 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었다.


뭔가 지구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전문가들의 입장에서도 이런 심각한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나 보다.


그래서 새로이 등장한 키워드가 “기후감수성”이다.


엄청난 열대야 현상에 고생한 여름만큼 이번 겨울에도 또 어떤 기상 이변이 생길지 걱정이 된다는 말씀에 지레 겁부터 난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던 열대야에, 생각지도 못했던 폭탄 냉방비 고지서를 받아들고 가슴 앓이를 하던 사람들이, 이번 겨울에는 또다시 엄청난 가스비들을 감당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이상 기온으로 인해서 야채나 과일들의 값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져서  마트 가는 것이 두렵기까지 하다.


한류에서 잡히던 오징어들이 바다 수온이 상승하다 보니 자취를 감췄다고도 한다.


정말로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기후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너와 내가 힘을 합쳐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런 뜻에서 새로운 키워드로 “기후감수성‘을 만드신 것이다.


“ 공진화전략”


듣기만 해도 어려운 키워드가 등장했다.


모든 생물은 환경 변화에 따라서 얼마나 잘 진화하고,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성패가 달렸단다.


우리 인간도 아마 잘 진화해온 사례일 것이다.


산업 또한 마찬가지로 자고 나면 변해버리는 세상에서, 자기 고집만 내세우며 전혀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기업들은, 결국 쇠퇴해버리고 말 것이라는 중요한 가르침을 주신다.


하지만 환경 변화에 따라서 계속 진화하고 적응해나가는 기업들은 승승장구할 것이란다.


비즈니스의 주체들이 환경 변화에 맞춰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며, 함께 공동으로 성장해 나가는 전략이 바로 “공진화전략”이라는 키워드이다.


“원포인트업”


우리 인간에게는 더 나아지려고 하는, 좀 더 성장하고 싶어 하는 그런 욕망이 있다고 김난도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그래서 자기 계발서도 부지런히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요새는 자기 계발이라는 말보다 “자기배려”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고 한다.


자기 계발 같은 경우에는 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성공, 부자, 승리라는 말들이었다. 이런 키워드들을 사용하면서 목표 지향적이고 굉장히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이다.


반면에 “자기배려”는 지금까지 온전한 나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내 삶을 충실히 살아내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딱 한 가지만 내세워서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나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원포인트업”인 것이다.


한 가지의 아주 작은 자기계발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마지막 열 번째 키워드인 “원포인트업”이 만들어졌다.


“원포인트업”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나다운 성공이 뭔가”를 찾는 것이다.


옛날에는 자기만의 롤 모델을 만들어서 그대로 따라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가장 나다운 것이 무엇일까?에 고민들을 하는 것이다.


“원포인트업”의 원이 의미하듯이, 하나만 조금 더 잘해보자는 것이다.


실행하지도 못할 온갖  To do list를 만들어놓는 것보다, 대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딱 한 가지만 만들어서 그것만 더 잘해보라고 한다.


우리 세대에는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유행을 했었다. 그야말로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면서 다방면에 걸쳐 모르는 것이 없고,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 대접받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여덟 가지 재주 가진 사람이 밥 굶는다”라는 말 또한 함께 했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확실한 것은, 여덟 가지 재주보다는, “원포인트업”에서 강조하듯이, 나만의 재주를 살려서 한 가지를 온전하게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 트렌드 코리아 2025 》


우리는 비교를 너무 많이 하면서 산다고 김난도 교수님의 걱정 어린 말씀이 전해져 온다. 모든 것이 옛날보다 좋아지면서, 삶의 수준 또한 엄청나게 나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은 오히려 그전보다 더 침울해졌단다.


“나만 이렇게 힘든가요?“

이런 소리를 주변에서 자주 들으신단다.


2025년은, 크게 성장하지도, 그렇다고 크게 하락하지도 않는, 그런 ”밋밋한“한 해를 맞게 될 것이란다.


이렇게 답답하게 정체가 계속되며, 내일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시기에는, 현재의 ”자잘한“움직임이 더욱도 중요해지는 것이라고,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강조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뜻에서 “아보하”라는 키워드가 더더욱 중요시되는 것 같다.


그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보낼 수 있는, 아주 보통의 하루를 위해서, 또 열심히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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