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열었는데, 세상에나,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단다.
너무도 놀라고 가슴이 벅차서 얼른 정신을 차리고 뉴스를 틀었다.
이렇게 감사할수가…
이토록 행복할수가…
뭐라 표현활 말이 없을 정도로 소름이 끼치면서도 짜릿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벅찬 가슴에 눈물이 고이기까지 했다.
살아생전에 이렇게 행복한 소식을 접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몰랐었다.
드디어 대한민국이 해냈고, 한강 작가님이 기적을 만들어 주셨다.
왜 갑자기 그 옛날의 “한강의 기적”이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는데 엄청난 일을 하신 것이다.
이런 기분 좋은 소식이 있는 줄 미리 알았더라면, 어제 일찍 자지 말 것을…
아쉬움이 함께 한다.
하필 어제 폐렴 예방주사를 맞은 바람에 몸살이 나서 일찌감치 침대에 눕느라고 이 영광의 순간을 놓쳐버린 것이 너무도 아쉽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10월 9일 한글날 다음 날인 10월 10일에 받은,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이라서 그런지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
일본에서는 진작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이런 상을 못 받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지만, 이렇게 현실로 다가올 줄은 미처 예샹을 못했었다.
한강 작가님역시, 어제 저녁에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으시면서도, 그때까지 전혀 예상조차 못했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노벨상 발표 15분을 앞두고 연락을 한 것이란다.
아들하고 저녁 식사를 막 마치고 났을 때 받으신 쾌보였던 것이다.
주최측하고의 7분여에 걸친 인터뷰를 하시는데, 또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혀 막힘이 없는 유창한 영어 실력에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영문과 출신도 아니고 국문학을 전공하셨다는 분이, 언제 영어 공부를 해서 저리도 잘하실까 그저 할 말을 잃었다.
개인의 행복을 떠나서 대한민국 전체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노벨상 수상에 한강 작가님의 작품이 당선된 것에는 번역가의 힘 또한 엄청나게 기여를 한 것이란다.
데보라 스미스, 이 분이야말로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에 큰 공헌을 하셨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 문화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한국어 문학이라는 것이었단다. 세계 문학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번역이라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한국말을 잘한다고 해서 좋은 번역이 되는 것은 아니란다.
서구의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인 언어로, 충분히 그 작가가 쓴 문장의 우아함과 매력과, 시적인 어떤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번역을 해야만 하는 것인데, 이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한강 작가님의 번역을 맡으신 데보라 스미스 번역가님이 탁월하시고 대단하신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데보라 스미스라는 번역가님이 한강 작가님의 작품에 매력을 가졌다는 것, 그럼으로 인해서 이렇게 근사한 번역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바로 한강 작가님만이 가지신 특별한 힘이 아닐까 한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평화상을 받은 것에 이어 두 번째 노벨상인 것이다.
유력한 후보자였던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여성 작가 “찬쉐”와, 호주의 “제럴드 머네인”을 물리치고 우리의 한강 작가님이, 당당히 거장의 대열로 올라 선 것이다.
한강 작가님 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에, 대한민국은 물론 온 나라가 “서프라이즈”를 연발하면서 놀라워했다.
오죽하면 한강 작가님의 아버님이신 한승원 작가님께서도 기자의 전화를 받으시고는, 가짜 뉴스 아니냐고 하셨다는 모습에 기분좋게 따라 웃었다.
주최측은 한강 작가님을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표현하면서, 작가님의 강렬한 시적 산문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수상의 이유라고 설명을 한다.
1970년 11월 27일에 광주에서 태어나신 한강 작가님은,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다,
장편소설로는 ”검은 사슴, 채식주의자, 흰, 작별하지 않는다“가 있으며,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이 있다. 그리고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등이 있다.
대산문학상, 오늘의 젊은 에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말라파르테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에멘테 문학상등 엄청난 상을 수상하셨다.
그러다가 2016년에 한국 작가 최초로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받으신 것이다.
이때부터 외국에서는 이미 한강 작가님을 언젠가는 노벨문학상을 타실 거장으로 바라보셨다는데, 어쩌자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작가님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았는지 그저 답답하고 무겁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선물을, 대한민국 온 국민에게 안겨다주신 보물같은 분이시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신 것이다.
대형서점앞에 드디어 “오픈런”이 열렸다.
그동안 대형 백화점이나 유명 맛집 같은데서만 봐오던 그런 풍경을, 이제는 책을 사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몰려든 시민들의 모습을 책방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드디어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서로 읽을 수가 있어서 너무 기쁘다는 이야기에,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었다.
그동안의 노벨문학상 작품들은 전부다 외국어로 쓰여져있어서, 번역본을 봤던 것인데, 이제는 한강 작가님이 우리나라 한글로 쓰신 책이니까, 번역 없이 누구나 대한민국 사람이면 바로 한글로 된 원서를 읽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이 왜 이제서야 엄청난 사실로 다가오는지, 참 미련하다.
한국 문단에 새로운 봄이 찾아왔다고 반가워하시는 문인들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이제는 K- 문학이라는 말도 유행할 것 같다.
방탄소년을 비롯해서 K- 드라마, K- 푸드, K- 뷰티등 다방면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다가 이번에는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으니, 앞으로는 한국의 문학 작품들도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것 같은 그런 즐거움에 마냥 행복해진다.
일단 했다하면 그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는 그런 저력이,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있는 것 같다.
자랑스럽다. 대한민국!
장하다. 대한민국!
2016년에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였다고 해서 남편하고 둘이서 같이 읽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책을 많이 안 읽었던 때라,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솔직히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다시 읽는다면, 이제는 어느정도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보면서,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읽으려고 인터넷 서점을 열었더니 홈페이지가 마비가 될 정도였단다.
바로 받아 볼 수 있는 책들이었는데, 사전 예약으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우리 집 양반하고 같이 보기 위해서 꼭 종이책으로 보고 싶었는데,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우선 e-book으로 먼저 신청하고, 남편을 위한 종이책은 다음 주가 지나서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강 작가님 부부가 운영하시는 “책방오늘“이 새로운 성지 순례지로 등록이 될 것 같다.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작가님의 ”책방오늘“앞에는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붐비었단다.
한강 작가님의 책을 사고 싶어서 오는 사람도 있었고, 혹시라도 작가님을 직접 만나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품고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노벨상 수상자를 정하는 한림원이 있는 스웨덴 언론에서도 찾아왔단다.
어떻게들 이런 것들을 알고 찾아오는지, 나 같은 할매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하지만 나 역시 서울에 살았더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갔을 것이다.
지금은 한강 작가님의 책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책을 안 읽는 국민에서, 책을 가까이 하는 국민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국 노벨 문학상이라는 영광이, 책을 전혀 안 읽는 사람들한테도 독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으면 하는 희망또한 품어본다.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죽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울까요
노벨상 수상 기자 회견을 열지 않겠다고 하셨단다.
한강 작가님이 높이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가, 평소에 자신의 언행이나, 작품 세계에 대한 부분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그저 담담하고 묵묵히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분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한강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보면, 폭력성에 대한 저항 이런 것들을 많이 형상화 하는데, 바로 지금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 전쟁이 폭력성의 최고점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최정점의 전쟁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그러면서 상처와 트라우마가 계속 생겨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기자 회견을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을 하신 것이다.
바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그대로 실천하는 작가인 것이다.
광주 5.18을 담은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참상을 알린 ”작별하지 않는다“의 작품을 쓰신 작가님이시기에, 기자회견을 안하겠다고 하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신 이 역사적인 사건을, 세계적으로도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또한 있는 것이다.
작가님 스스로의 결정에 무조건 따를 것이다.
무조건 응원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한 없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