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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Dec 16. 2024

나민애 교수 EBS 7강 에세이, 나를 살리는 글쓰기

업글할매의 명강의 이야기

40대 중반이신 나민애 교수님은, 27살에 평론가로 등단을 하셨단다.


그동안 약 200편에 달하는 평론을 쓰셨고, 석사 이상의 논문도 힘들게 썼으며, 칼럼또한 1년에 50편, 약 400편 정도를 쓰셨단다.


지금 헤아려보면 그동안 쓴 글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 어떤 글도 작가님만의 글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셨단다.


어떤 기관이나, 어떤 공동체나 학술 단체, 어떤 잡지 이렇게 다른 사람을 향해서 말하는 글쓰기였다보니, 가끔 공허할 때가 오기도 했단다. 그야말로 “진빠지는 느낌” 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세이는 다르다.

에세이는 글을 쓸 때, 오직 나만을 위해서 글이 존재한다는 것을 7강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한테 알리고 싶어 이 강의를 마련하신 것 같다.


EBS교양 나의 두 번째 교과서 7강

나의 두 번째 교과서 7강에서는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나를 살리는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에세이에 대한 공부가 시작됐다.


그냥 글쓰기도 아니고, ‘나를 살리는 글쓰기’인 것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이 말에 깊이 공감할 것 같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기적같이 자신한테 일어난 변화를 통해, 새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런 종류의 글을 여기저기서 많이 봐왔다.


나 역시 은퇴후에 찾아온 지독한 우울증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고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나민애 교수님의 ‘ 나를 살리는 글쓰기’ 라는 제목이 더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나 스스로 나민애 교수님을 ‘강의의 천재’라고 이름 지었다.


그냥 푹 빠져들게 하는 묘한 힘을 갖고 계시는 분이다. 그러면서도 옆집 아줌마 같은 편안함을 안겨주기도 하고, 깔깔 거리고 웃게만드는 그런 마법의 힘까지 갖고 계신다.


아버지이신 나태주 선생님을 그대로 닮았다.


그러니 감히 ‘강의의 천재’라고 칭할 수 밖에.


이런 천재께서 글쓰기의 비법을 가르쳐 주신다니까, 만사 제쳐놓고 아이패드 펴놓고 강의를 듣고 또 들었다.


EBS교양 유튜브 채널 나의 두 번째 교과서 7강

이소연 시인이 어느 문집에 이런 얘기를 쓰셨단다.


많은 사람이 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삶이 가치 있는 거라고 믿는다.

( 이소연 :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


꼭 훌륭한 사람이어서, 뉴스에 나올만큼 유명한 사람이라서 기록을 하는 것은 아니란다. 내 삶에 대한 기록을 하면서 나의 삶의 의미가 만들어 지기때문이다.


나민애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기 자신을 좀 표현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단다.


내가 대단한 위인이건, 그저 평범한 사람이든,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에세이를 쓰다보면,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된다고 하신다.


바로 나같은 사람을 가르키나보다.

모든 사람으로 부터 잊혀져 가던 별 볼일 없는 나이만 먹은 할매의 인생에서, 글쓰기라는 것을 하면서, 블로그랑 세상을 다시 연결한다는 실로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알게 모르게 내 자신을 많이 표현하고 싶었나보다.


EBS교양 유튜브 채널 나의 두 번째 교과서 7강

성인이 되고 거의 한 평생을 나의 정신적 멘토로 살아오셨던 고 이어령 선생님께서 이런 표현을 하셨단다.


그 자체로 반짝거리는 나만의 경험,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담긴 인생을 살게.

( 김지수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어령 선생님의 ‘디지로그’라는 단어와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을 너무도 사랑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 두 단어만큼은 늘 가까이 두고 실천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늘 집에만 있는 우리 집 삼식이 아저씨로 인해, 반짝거리는 경험을 체험할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를 않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스토리텔링을 만들만한 소재또한 찾기가 힘든 것이다.


진정성이 깃들어있는 스토리텔링이 있어야만, 진실된 에세이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우리 집 양반을 어찌하면 좋을런지…




많은 사람들이 교수님한테 하는 질문이 바로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이란다.

나 역시 이 두 가지에 대해서 너무도 헷갈려 했었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일기는 오늘을 기록하는 것이란다.

다시 말해서 일기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에세이는 묵은 글이라고 멋진 표현을 쓰신다.

즉, 에세이는, 내 안에 조금 더 깊이 박혀있는 가시를 건드리는 시간이란다.


일기가 겉절이에 해당된다면, 에세이는 오래된 묵은지 같은 것이라는 교수님의 설명에 왜 갑자기 군침이 도는지 참 한심하다.


EBS교양 유튜브 채널 나의 두 번째 교과서 7강

에세이는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격물치지’라는 말하고 너무도 비슷하다.


격물치지라는 것은 구체적인 사물을 깊게 연구해서,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자 노려하는 것이란다.


상당히 고차원적인 단어까지 등장하는 에세이를 나는 너무 우습게 생각했었나보다. 언젠가는 나도 나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한 권 써보는 날이 오기를, 은근슬쩍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언감생신‘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하지만 나민애 교수님은 이런 나를 미리 알아채셨는지, 아주 상냥하게 쉬운 방법 또한 가르쳐 주신다.


처음 쓴 나의 에세이가 비록 못났더라도, 절대 지우지 말라고 하신다. 그리고는 나의 비밀 폴더에다가 넣어두라고 하시는데, 어쩌자고 난, 뭐든지 빨리해서, 지우는 것 또한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분명 그 안에서 건질 것들이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아쉽다.


이제부터는 그 어떤 글 하나도 절대로 버리지 말자.


언젠가는 그 글과 그 글에 담긴 내 자신을 바라보면서, 분명히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의 글을 쓸 날이 올 것이다.



‘ 나의 두 번째 교과서’라는 기가막힌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나민애 교수님과 EBS교양 채널에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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