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한 달에 치킨 한 마리 값!
블로그 에드포스트라는 것에 대해서 처음 알았을 때, 주변에서 웃으면서 가르쳐 준 말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에드포스트라는 것을 따면, 큰 돈은 벌 수 없어도, 적어도 한 달에 치킨 한 마리정도는 먹을 수 있는 수입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에게~~ ”
살짝 코 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그 정도만이라도 내가 쓴 글이 독자들에게 가닿고, 그 대가로 치킨 한마리를 벌 수 있다면 얼마나 뿌듯할 까 싶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다 똑 같은 마음으로 도전을 했을 것 같다.
에드포스트를 따자!
나도 인정받는 블로거가 됐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았다.
에드포스트를 따기 위해서 그야말로 불철주야 물불을 가리지 않고, 블로그의 세상으로 뛰어든 것이다.
에드포스트를 신청하기 위해선, 우선 블로그를 개설한지 90일이 넘어야 하고, 포스팅을 50개 이상 올려야만 한다. 그리고 하루 평균 방문자가 100명 이상이 넘어야 한다는 다소 어려운 조건이 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운 조건을 다 만들어서, 그토록 꿈에 그리던 에드포스트를 내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그때의 감격스러움을 생각해내니, 주책스럽게 또 눈시울이 붉어져 온다.
칠십이라는 나이에, 뭔가 인정 받았다는 느낌과, 해냈다는 뿌듯함에 가슴이 뭉클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는 남편을 마주하고, 있는대로 폼을 잡았던 그때가 참 우습다.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에드포스트라는 것이 블로그 하는 사람들한테 돈도 벌어다준다는 말에, 우리 집 양반 놀라던 표정이 너무도 재미있었다.
그 덕분에 한동안은 마음놓고 글을 쓸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 글에, 내가 원하지 않는 광고가 달리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본다.
처음 내 블로그에 광고가 달린 것을 보고는 너무도 신나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드디어 나한테도 에드포스트라는 영광이 생긴 것이라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블로그를 열 때마다 내 글과 광고의 균형이 깨진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내 글을 보기 위해 찾아온 독자들이 과연 이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는 의문이 든 것이다.
가끔 한 번씩,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기 위해서, 내 블로그를 열었을 때, 내 글과 광고가 뒤섞인 모습을 보면서, 의아심이 드는 것이었다.
진정으로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광고 수익을 위해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나 자신과 대화하며 나의 삶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에드포스트를 위한 광고는, 나와 독자 사이에 작은 장벽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독자뿐만이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내 블로그 페이지도, 글을 깨끗하게 읽어내려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한참 글을 읽다가, 계속해서 그 감정을 이어나가야 할 장면에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엉뚱한 소재의 광고는, 그 글의 맥락을 흐리게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
내가 무슨 대단한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면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그래도 나는 제대로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나름 한 줄 한 줄, 대단한 정성으로 글을 써내려 가는 데, 이런 식으로 방해를 받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결국 결심했다.
에드포스트를 포기하기로 …
한 달에 치킨 한 마리!
기꺼이 내가 그 치킨 값을 부담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돈내산’이라는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용어를 나한테도 접목시켜본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한 달에 치킨 반 마리정도 밖에 안되니까 용기를 냈을 지도 모른다. 만약에 한 달에 치킨 열마리가 됐더라면 아까워서 쉽게 포기를 못했을지도 모른다.
큰 돈 들어오기 전에, 일찌감치 포기를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에드포스트 탈퇴 버튼을 누르던 순간, 의외로 마음이 홀가분했다.
내가 다시 마음껏 쓸 수 있는, 나만의 글의 자유가 돌아오는 것 같았다.
나와 독자의 시선을 피곤하게 하는 광고대신, 글의 본질로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있어 블로그는 , 돈이 아닌 의미와 소통의 공간이다.
나는 다시 한번 블로그를 열면서 스스로 다짐해본다.
내 글은 내 삶의 기록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제부터는 광고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나의 진심만을 담을 것이다.
에드포스터를 내려놓았다고 해서 내가 치킨 한 마리 값의 기쁨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이상의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깊고 진솔한 글로 독자와 만날 수 있다는 소중한 설렘을 얻었다.
비록 작은 선택이었지만, 이 선택이 내 블로그에 더 큰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건방지게 생각을 해본다.
왜 갑자기 치맥이 땡길까?
오늘을 기념하며, 오랫만에 ‘내돈내산’ 맛있는 치맥이나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