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칠십 대 할매 골다공증 극복

업글할매의 행복한 노후

by 업글할매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chatgpt에서 만든 이미지

작년 여름이 끝나가던 8월 말,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골다공증 고위험군”이란다.


T 점수라는 것이 - 2.5이상이면 이미 중증 단계라 그때부터는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가 가능하다는데, 나는 마이너스 3을 조금 넘긴 더 심각한 상태였던 것이다.


이 상태라면, 뼈가 부러질 위험이 아주 크니 절대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면서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의 충고에, 순간 하늘이 무너져 내려 앉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나름 걷기도 열심히 하고, 스트레칭도 부지런히 하고, 먹는 것도 신경써서 잘 챙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심한 상태가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제서야 조금 편안해 졌는데…

이제부터 나의 신나는 제 2의 인생이 펼쳐졌는데…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에 눈물이 절로 났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 병은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었다.


미국에서 살던 20여년 전에도 이미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내 몸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가게는 망했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형편이라, 감히 남편에게 아프다는 말 한마디 꺼낼 수가 없었다.


생계 앞에서 내 건강은 항상 뒷전이었다.


그렇게 모른 척, 무심히 덮어두고 외면한 채 세월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세월은 내 무심함을 잊지 않았었나 보다.


오랜 그리움 끝에 돌아온 내 조국, 그리고 고맙게도 2년마다 무료로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있었던 이곳에서, 나는 마침내 잊고 있던 병과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연세가 있으시니 골다공증 검사를 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에 별생각 없이 가볍게 임했던 검사였다.


우리 나라로 돌아와서 부지런히 걷고, 스트레칭도 거르지 않았으니 괜찮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지는 너무도 냉정했다.


세월은 모른 척 덮어둔 시간을 결코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그 책임을 다시 내 앞에 조용히 펼쳐놓은 것이다.




골다공증에 대한 영상을 부지런히 찾아보다가, 나는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낙상 한 번으로 하루아침에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무시무시한 장면들을 마주하고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래 주저않아 있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두렵다고 해도, 이번만큼은 20년 전처럼 덮어두고 지나쳐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속에 단단히 다짐했다.


“죽기살기로 해보자!”


”내가 나를 살리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살리겠는가…“


우선 치료부터 시작했다.


6개월마다 배꼽 주위에 맞는 주사, 그리고 하루에 한 알씩 먹는 골다공증 약을 처방받았다.


다행히, 중증 환자에게는 보험이 적용이 돼서 덕분에 경제적 부담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약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많은 영상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기에, 본격적으로 내 스스로의 처방전에 들어갔다.


그래서 새로운 일상의 규칙을 만들었다.


첫째, 하루 한 시간 걷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날씨에도 절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걸으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말을 건넸다.


“ 이 한 걸음이 내 뼈를 지키는 힘이 된다.”고~~


둘째 :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몸을 움직일 때마다 혹여 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조심스러워 작은 생수병을 아령대신 들었다.


땀이 흐를 때마다 속으로 다독였다.


“지금의 이 힘듦이 나를 살리는 시간이다”라고 ~~


3: 단백질이 가득한 식단


고기, 생선, 달걀, 두부를 기본으로 하고, 칼슘이 풍부하다는 우유와 치즈도 부지런히 먹었다.


이렇게 건강식으로 식단을 짜다보니, 요즘같이 물가가 비쌀 때는 식비가 장난이 아니다.


예전같으면, 너무 비싸서 안 먹고 말았겠지만, 내 몸을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위로가 됐다.


아무리 비싸도, 병원비 보다는 낫다.


먹는 것에 드는 비용은 사치가 아니라, 내 몸을 위한 가장 값진 투자였다.


제대로 안 챙겨먹고 탈이 나서 병원이라도 가는 날에는, 계산이 안될 정도로 거금이 들어갈 것이다.


아까워하지 말자!


그동안 열심히 일만하고 살아온 나에게, 비로소 주는 작은 보상같은 시간이다.


chatgpt에서 만든 이미지

그렇게 일년이 흘렀다.


고밀도 검사는 1년에 한 번 한단다.


검사를 위해 다시 병원을 찾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작은 소망 하나만 품었다.


“제발 마이너스 2.5까지만 떨어지기를~~ ”


그러나 검사 결과를 본 순간, 의사 선생님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럴 수가~~. 어떻게 이렇게 좋아질 수 있죠? ”

“제 환자 중에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골밀도 수치가 마이너스 3을 넘었던 것이, 무려 마이너스 1점대까지 내려간 것이다.


단순히 중증에서 벗어난 정도가 아니라, 정상에 가까운 단계로 회복된 결과였다.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나 자신도 믿기 어려웠다.


그동안의 땀과 노력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듯 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해냈다!“라는 기쁨에 나도 모르게 두 손을 움겨 쥐고 ”아싸~~“를 외쳤다.


그 모습을 보고 의사 선생님께서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참 재미있었다.


“ 이제 중증이 아니니 보험이 더 이상 적용이 안됩니다.”

“ 당장 약을 끊으면 안되니까, 앞으로도 7주는 계속 약을 복용해야하는데, 약값이 아주 비쌉니다.”


순간, 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보험이 안된다는 사실이 이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더 이상 중증 환자가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20년 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병이었지만, 이번에는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


그리고 결국 이겨냈다.


기적은 멀리 있지 않았다.


바로 내 발걸음 속에, 땀방울 속에, 매일같이 반복한 작은 습관 속에 숨어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기적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마음을 움직이고, 몸을 움직이느냐에 따라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칠십 대가 되니, 몸은 이곳저곳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이를 핑계삼아 포기하면 병은 무섭게 달려든다.


나처럼 늦게라도 시작하면, 늦게라도 회복할 수 있다.


절대 나이 탓을 하면서 지레 포기하지 말자.


작년 8월 말에, 나는 중증 골다공증 환자였다.


그러나 올해 8월 말에는 나는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다.


내 특기인, “죽기살기로~~”했던 1년의 시간이 나를 살려냈다.


오늘도 나는 걷는다.


스트레칭을 하고, 질 좋은 단백질 식사를 준비한다.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나는 또 다른 기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00일 미리 감사기도! 기적을 만드는 감사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