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 행복한 노후
요즘 뉴스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노인 운전면허 반납“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묘하게 무거워진다.
언젠가부터 이 말은 마치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운전대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물론 안전을 위한 제도라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5세 이상이 되면 치매 검사 진단서를 제출하고, 운전 교육을 다시 받도록 하는 제도 같은 것은 대 환영이다.
운전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로 위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니까 어느 정도의 확인과 점검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검사도 받고 교육도 다시 받는 일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과연 맞는 것일까…
우리 집 양반은 1941년생이다.
올해 여든 다섯이다.
스무 살 후반부터 운전을 시작했으니 운전대를 잡은 세월만 해도 거의 60년이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큰 사고 한 번 없이 운전을 해왔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몸이 다르고, 판단 능력도 다르고, 삶의 환경도 다르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노인”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 같은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쩐지 조금 단순한 생각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조금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금 진지하게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 다르듯이, 운전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젊어도 운전이 서툴고,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운전한다.
우리 집 양반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타고난 몸도 참 건강하다.
단 것을 그렇게 좋아해서 늘 입에 달고 살아도 검사하면 늘 멀쩡하다.
사람의 몸이 이렇게 체질이 다르듯이 운전 역시 그런 것 같다.
아무리 나이가 여든을 넘었어도, 운전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아무리 젊어도 운전히 불안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운전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지 능력과 판단려그 그리고 운전 습관이 아닐까 하고.
어쩌다 새벽에 볼일이 있어 이른 시간 집을 나설 때가 있다.
그 시간의 도로는 참 조용하다,
차도 거의 없고, 사거리도 텅 비어 있다.
가끔은 도시 전체가 아직 잠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새벽에도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져 있으면 우리는 무조건 반드시 차를 멈춘다.
차 한 대 없는 길에서도 브레이크를 밟고 조용히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가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뒤에서 오던 차가 갑자기 빵! 하고 경적을 울리더니 옆으로 쓱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아무도 없는데 왜 바보처럼 서있느냐고…
그럴때는 나도 모르게 절로 한숨이 나온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운전자가 있다.
어떤 사람은 차가 없어도 신호를 지키고, 어떤 사람은 차가 있어도 신호를 무시한다.
가끔은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우리만 사거리에서 바보처럼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가, 뒤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가 그대로 들이받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이럴 때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여든이 넘었어도 아무도 없는 새벽 거리에서 빨간 신호등을 지키며 차를 멈추고 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신호 따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젊음을 과시하며 그대로 달려가는 사람일까…
운전을 판단하는 기준이 나이가 아니라,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의 태도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신호를 지키는 마음, 조심하려는 습관, 그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자격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집 양반은 새벽의 텅 빈 거리에서 빨간 신호등을 바라보며 조용히 차를 멈춘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바보처럼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우리처럼 제주 중산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 문제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전원 주택에 살고 있노라면,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지만, 막상 차가 없으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다.
버스는 아예 다니지를 않는다.
병원도 멀다.
시장도 멀다.
장을 보러 가는 일도, 밥을 먹으러 나가는 일도 이곳에서는 차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노인에게 “이제 운전면허를 반납하세요.”라는 말이 나오면, 그 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마치 삶의 발을 묶어버리는 말처럼 들린다.
어디에도 나갈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려야만 하는 그런 삶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말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조용하지만 아주 깊은 공포로 다가온다.
물론 도시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지하철이 있고, 버스가 자주 다니고, 택시고 쉽게 부를 수 있고, 병원도 시장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말이다.
사실 나 역시 그런 곳에서 살면서 어느 날 자연스럽게 면허를 반납하고 차 없이도 자유롭게 다니는 삶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전원주택은 생각보다 쉽게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을 마음처럼 떠나기도 쉽지 않다.
오늘도 우리는 차를 타고 떠난다.
어쩌면 그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다리 일지도 모르겠다.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법을 지키려는 마음, 상황을 침착하게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늘 조심하려는 습관.
어쩌면 이런 것들이 도로 위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조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정말 중요한 것은 “몇 살인가”가 아니라 “지금 운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인 것 같다.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이 다르듯이 운전 감각과 판단력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여든이 넘어도 신호를 지키며 차분하게 운전하고, 누군가는 신호 하나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 문제를 단순히 나이라는 숫자로만 결론 내려 버리기에는 어쩐지 마음이 쉽게 놓이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노인의 나이가 아니라 운전자의 책임감과 판단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