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명강의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세바시 강연에 오늘도 역시나 굉장한 분이 등장하셨다. 평소에 너무나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장동선 박사님이 나오신 것이다.
장동선 박사님을내가 처음 알게 된 것은 “알쓸신잡”이라는 엄청난 프로를 통해서였다. 첫인상이 얼마나 신선했던지 ~~ 그때까지만 해도 뇌과학자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무섭게 생기고 딱딱한 분위기에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인 줄만 알았었다.
완전 반전의 대 반전이었다. 얼마나 귀여우신지 웃음이 절로 났다. 또 말씀은 어쩜 그리도 재미있게 하시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너무 빨리 말씀하셔서 처음에는 잘 알아듣지를 못했는데 워낙 좋아하는 분이라서 귀를 쫑긋 세우고 최선을 다해서 들으니까 이것 또한 숙달이 되더라. 오히려 이제는 천천히 말하는 것이 답답할 때가 있다.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하고 피아노 연주마저 기가 막히게 하시는 것을 보고는 그야말로 요즘 말로 뿅 갔다. 그때부터 뇌 과학이라는 책에 접근하기가 수월해졌고 심리학과 철학이라는 평소에는 감히 접근할 엄두조차 못 내던 책들도 장동선 박사님 덕분에 읽을 수가 있었다.
누구나 인생을 생각했던 대로 탄탄대로만을 달리는 사람은 없다고 장동선 박사님은 말씀하신다. 우리는 인생을 경험할 때 비디오처럼 연속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스냅샷인 순간 사진으로 경험하단다.
너무도 멋진 표현이다.
과연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님 다운 표현이다.
이전에 어른들이 이런 표현을 하더라. 집집마다 뚜껑을 열어보면 고민 없고 문제없는 집은 하나도 없다 <인생은 꼬여야 풀린다.>고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님은 말씀하신다. 우리가 뇌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바로 인생이 꼬이거나 계획대로 잘 안 풀릴 때 그때 쓰라고 뇌가 있는 것이란다. 뇌를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다. 오히려 모든 것이 꼬이지를 않고 계획대로만 살아간다면 그건 오히려 뇌가 없는 존재란다.
오늘 장동선 박사님의 세바시 강의에서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장동선 박사님의 힘들고 괴로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었다.
이민 생활의 고충은 여러 번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는 지극히 사생활적인 이야기라서 강의에서는 전혀 말씀을 안 하셨다는데 오늘은 제목이 “내 인생이 꼬였을 때 ~~”에 대한 강의이다 보니까 장동선 박사님께서 힘들게 결정을 하셨나 보다.
진짜 전혀 몰랐었다. 늘 웃으시고 너무도 밝은 모습만 유지를 하셔서 그렇게 인생이 꼬인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
장동선 박사님은 독일에서 태어나셨는데 그 당시 부모님은 독일에서 유학을 하셨단다. 부모님 역시 힘든 유학 생활을 하시면서 오로지 이다음에 내 나라로 돌아가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주아주 열심히 일하시면서 번 돈을 한국에 있는 아버님 친구한테 거의 20년이나 돈을 보내셨단다.
언젠가는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갈 거니까 땅이라도 사두고, 집이라도 사둬서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는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바램뿐이셨단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시고는 어머니는 독일에서는 굉장히 소중한 영주권을 두 번 다시 독일로는 안 가겠다는 결심으로 불태워버리셨단다.
이 대목이 참 눈물겨웠다.
우리 역시 이민자의 설움을 안고 오랜 세월을 타국 땅에서 보낸 사람들이기에 이 영주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피눈물을 흘려가면서 일해야 하는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 당시의 부모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사시다가 막상 한국으로 돌아오니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버님 친구의 배신으로 이미 돈은 다 없어지고 친구는 도망가고 없었단다. 친구분이라고 썼다가 “분”자를 빼버렸다. 그런 친구한데 친구분이라고 쓰는 것이 너무나 기분이 나쁘다. 설상가상으로 빚까지 떠맡게 되었다니~~ 그야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외국 생활하면서 한국으로 돈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직접 외국 이민 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하면 상상조차 못하는 일이다.
꿈에 부풀었던 내 나라 내 조국 한국 땅에서의 첫 시작이 지하 단칸방이었다는 말씀에 잠시 목이 메어서 힘이 들었다. 이렇게 한국에서의 시작부터가 인생이 꼬인 것이었단다.
그 당시 장동선 박사님의 나이는 8살밖에 안됐단다. 그때부터 시작된 장동선 박사님의 꼬인 인생이 하도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지금의 근사하고 온화한 모습에서 그 어떤 그늘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에 오늘의 장동선 박사님의 제대로 꼬인 인생 이야기가 더 가슴에 남는다.
장동선 박사님 역시 그 지독한 왕따를 패해 갈 수가 없었고 무시무시한 사춘기도 무사히 넘기지를 못했단다. 장동선 박사님 같이 밝으신 분이 어렸을 때 그렇게 지독한 왕따와 학폭을 당했다는 것이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
독일에서 막 돌아온 8살 초등학생이 너무나도 엄청나게 바뀌어버린 상황에서 얼마나 힘들었을 까를 생각하니 참으로 안쓰럽고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방황도 많이 했던 그 힘든 시절에도 그래도 꿋꿋하게 군 복무를 마치신 것에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타이밍또한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여본다. 결론은 포기하지 말고 계속 문을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의 문이 열린다는 것이다.
만일 인생이 꼬이지 않고 탄탄대로이기만 했다면 내 인생은 어떠했을까를 장동선 박사님은 가끔 생각해 보신단다. 아마도 자신은 지금의 아내를 못 만났을 것이라는 말씀에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느껴진다.
장동선 박사님의 “장동선의 궁금한 뇌”라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과 알림을 해놓고 늘 즐겨 듣고 있는데 강의 중에 와이프에 대한 끔찍한 사랑이 저절로 느껴져서 가끔 혼자서 피식하고 웃는다.
우리 집 양반한테 장동선 박사님처럼 유명하신 분도 저렇게 와이프한테 쩔쩔맨다고 하니까 우리 집 양반 하는 말이 가관이다. 당신도 저렇게 예쁘면 자기도 생각해 보겠단다.
장동선 박사님의 강의를 듣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번아웃과 우울증에 대해서 그렇게 확실한 답을 내시는 비결이 바로 박사님 자신이 직접 몸으로 다 경험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깨닫는다.
멋지게 잘 늙어가는 모습과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참 좋다.
인생이 꼬인다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능력치를 열어주는 것이란다.
인생이 꼬였다고 해서 불안해하기만 한다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생각을 안 한다면 그것은 내 뇌한테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회를 놓쳐버리는 아주 중대한 실수를 하는 것이란다.
장동선 박사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강의를 마무리하신다. 다른 사람의 삶은 탄탄대로로 보이지만 우리 모두의 삶은 꼬여있는 것이고 그 꼬여 있는 삶의 연속을 풀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뇌를 가진 이유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다.
오늘도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 번도 인생이 꼬여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인생을 알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난 이래서 세바시 강의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응원한다.
늘 우리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시는 세바시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