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할까 -
내 역량의 끝은 어디일까? 역량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다. 평소에 학습이라는 영양 공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와 체력이 달라진다. 지속적으로 역량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직장생활에 익숙해지면 해질수록 역량 개발은 뒷전이다. 그런 역량의 한계를 내가 아닌 남들 손에 의해 재단된다면 얼마나 화가 날까? 그것도 수 십년 잔뼈가 굵도록 땀 흘리며 노력한 연륜의 결과가 다른 사람에 의해 한계가 결정난다면 얼마나 울화가 치밀어 오르겠는가?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퇴직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질문에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하다. 내 역량의 한계를 남이 아닌 자기 스스로 옭아 매는 우매한 행동을 한다.
49.4세와 심리적 무력감 나이가 들면 가슴이 허전해지는 것은 비례하는 것 같다. 경기에서 주전 선수였다가 밀려 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조만간 예비 선수로 벤치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실제로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시기가 49.4세이다. 법정 정년퇴직하는 비율은 10%가 되지 않는다. 공무원, 교사, 공공기업을 제외한 일반기업에서 정년퇴직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49세면 한창 일 할 나이이다. 경제적으로도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울타리 밖 지옥으로 내몰리게 된다. 오늘 이 울타리를 벗어나면 당장 내일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큰 고민을 해 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 중 하나이다. 그래서 더 막막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리적 무력감 마저 짓누른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 나이에 무엇을 배우겠냐고 애꿎은 나이를 한탄한다. 준비한 것이 없고 할 줄 아는 것이 없는데 무슨 일을 하겠냐고 투정을 부린다. 육체적 노동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쉽게 하겠다고 말을 할 수 없다. 이렇듯 가스라이팅으로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자신을 매몰차게 엄동설한에 바깥으로 내몬다. ‘내가 누구인가’의 가장 올바른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왜 그럴까? 스스로 자신을 얕잡아 보는 심리적 무력감이다. 마음 장애이다.
현실은 냉혹하다. 밀물 밀려오듯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024년도부터 연이어 사무직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일터를 중심으로 각종 산업재해 관련 법률이 강화되면서 피지컬 로봇이 사람의 공간을 대체하면서 기술직과 생산직 일자리도 축소되고 있는 것이 2026년도 신년에 맞딱뜨린 일터의 모습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정보통신기술(IT) 발전은 인공지능과 로봇이라는 초음속 쓰나미를 일으켜 일상을 덮치고 있다. 문해력 기준이 바뀌고 있다. 글자에서 인공지능으로 말이다. AI가 입사 10년차 이상 수준의 전문성을 보이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 결과 신입사원이 인간에서 AI로 바뀌고 있다. 모 은행은 2024년도부터 AI에게 사원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평균수명도 매년 평균 0.5세 늘어나고 있다. 백세 인생은 택시 기본요금이나 매한가지이다. 이제는 백세를 기본으로 한 ‘플러스 알파’시대이다. 나이가 장애물이라는 ‘심리적 장애(psychological barriers)’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만이 평생현역으로 젊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첩경이다.
인공지능 등장과 시니어 일자리 인공지능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아군이다. 현재 인공지능은 단순 반복된 주니어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에 의한 강제적 사회적 격리는 ‘사회적 관계 불황’으로 이어졌고, ‘토크포비아(talkphobia)’라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형성하면서 협업의 장애물이 되었다. 그 소용돌이 한 가운데 MZ가 위치해 있다. 리더가 새롭게 배우고 익히면서 넘어야 할 산 중 하나이다. 이러한 현상은 HR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세대간 갈등의 한 축인 MZ세대로 구분되는 주니어 신입 정규채용을 꺼린다. 그 자리에 인공지능이 있다. 인공지능 등장이 시니어에게 기회이다. 수시 경력직 채용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무조건 경험이 많다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현재 보유 지식과 경험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공지능을 다룰 줄 아는 요건정의와 결과를 해석할 줄 아는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이 부분을 겸비한 시니어에게는 2026년도가 분명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다. 역량보다 ‘어떻게 되겠지’의 운을 기대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심리적 장애 탈출 아무도 나에게 쓸모없다고 손가락질한 적 없다. 그 누구도 역량이 없다고 평가한 적 없다. 내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책망할 뿐이다. 부정적 가스라이팅으로 말이다. 아기가 태어나서 천 번 이상 넘어져야 세상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인공지능은 이제 시작이다. 무엇이 두려운가. 인공지능은 직무를 잘 이해하고 직무처리절차를 잘 알면 중요한 깔끔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시니어의 경쟁력이자 장점이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평생교육시대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인공지능 교육 과정이 많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2026년도에는 정부에서도 온 국민이 인공지능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조만간 다양한 프로그램이 세상에 인사를 할 것이다. 한술 밥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인내와 끈기를 갖고 도전해 보자. 남이 내 한계를 판단하기에 앞서 스스로 역량의 끝을 무한대로 만들어 보자. 평생현역으로 지내기 위해서 말이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사라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