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할까 -
날개를 단 시니어 인공지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2025년 가을부터 들려 오는 빅뉴스이다. 시니어는 날개를 달고, 주니어는 발 디딜 곳이 없다는 취지이다. 소용돌이 한 복판에 인공지능이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일머리는 경력직 10년차 이상 15년차 정도 수준이다. 취업만이 살 길이라고 청춘을 불사르는 취준생에게는 사형선고나 진배없는 청천벽력(靑天霹靂)이다. 왜 시니어에게는 호재일까? 경험이다. 그것도 사례가 다양하고 복잡할수록 기회는 넓어지고 몸값은 올라가는 형국이다. 경험이 우대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시니어가 날개를 달기 위한 조건이 한 가지 있다. 인공지능 역량이다. 켜켜이 누적되어 온 경험은 누군가 요건 정의를 통해 인공지능에게 학습 기회를 준다면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르게 더 잘 할 수 있다. 왜 현대자동차 노조가 ‘아틀라스’를 도입을 두고 전면전을 선포했겠는가? 로봇은 초기 투자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뿐 매월 고정비가 훨씬 낮을 뿐 아니라 생산성은 몇 배 수준이므로 일년만 지나면 초기비용을 전부 회수할 수 있다. 2년차 부터는 생산성 증가만큼 수익성이 커지므로 경영진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조합원의 일자리와 역할이 빼앗긴다는 긴박함과 절박함이 노조를 옥죄고 있다. 인공지능은 사무실로, 로봇은 생산시설로 배치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이제는 일터에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니어는 새로운 영역에 눈을 떠야 한다.
일회성의 분절시대에서 순환형 연결시대로 정년퇴직은 구속에서 석방이자 의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이다. 기회의 정의가 바뀌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2025년 말 90세부터 94세까지 인구는 289,611명이다, 90세 이상은 360,375명이다. 만90세는 1935년생이다. 1935년부터 1940년대생까지 평균수명은 약 40.85세였다. 90세가 넘어 장수하시는 고령자는 평균수명의 두 배를 넘어 생존하고 있으나, 그 비율이 미미한 것 또한 사실이다. 평균수명은 매년 평균 0.5세 수준에서 증가하고 있으나, 정보통신기술이 의료기술과 접목하면서 평균수명 또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인생 백세는 택시 기본요금과 같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까? 장수(長壽)는 이제 피할 수 없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즐겨야 한다. 즐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나온 청소년기와 중년기는 세대별 분절의 시대이자 일회성이었다. 세대별 역할이 분명했다. 청소년기에는 학업에 정진만 하면 되었다. 돌봄 역할은 부모였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부모 그늘 아래에서 먹고 자는 것 걱정하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었다. 부모 부담 덜어준다고 돈을 번다고 신문배달이라도 하려고 하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면서 등짝 스매싱으로 돌아온다. 배우지 못한 부모의 한(恨)을 자녀들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었다. 중년기에는 경제활동에 충실하면서 한 가정의 생계와 미래를 책임졌다. 그러다가 노년이 되면 그동안 가족 생계를 책임진 대가로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관례였다. 자연스럽게 쉬게 되었고 ‘뒷방 늙은이’를 자처했다. 이러하듯 각 세대별로 의무 아닌 의무처럼 지내야 할 역할이 명확하게 분절되었고, 그 역할이 도도리표로 되돌아 오는 일이 없는 일회성이었다. 2026년도 장년기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엊그제 인생 백세를 논(論)했던 것 같은데, 벌써 인생 백세 플러스 알파시대를 얘기하고 있다. 재수 없으면 15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퇴직은 정리(整理) 시간이었다. 비즈니스 관계는 소속과 직책의 상실과 함께 단절된다. 매월 꼬박꼬박 통장에 즐거움을 주던 마르지 않는 샘물은 퇴직과 동시에 가뭄이 바짝 든다. 일은 유효기간 지난 경력으로 쓰임새가 신통치 않다. 일할 곳이 없다. 불러 주는 곳은 더더욱 없다. 하루가 다르게 통장의 잔고는 줄어들고, 새로운 샘물을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 일이 없으면서 무기력해진다. 퇴직 이후 180도 달라지는 내일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이미 문제는 예견되었고 온 세상 모두에게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시험도 오픈북으로 보면 된다. 실천 의지가 약한 의지박약증이라는 심신질환의 결과로 준비가 소홀한 탓이다. 퇴직하면 쉰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퇴직은 기존의 의무형 일에서 하고 싶은 자기중심형 일로 전환된다. 일은 계속된다. 일은 학습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에 쓰임새가 존재하려면 학습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학습하고 일하고 퇴직하면 쉼이라는 일회성 생애설계가 퇴직 이후 학습과 일이 다시 한 번 반복되는 순환형이자 지속적으로 연결된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덕분이다. 인생백세 플러스 알파시대를 기회의 시대라고 일컫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여러 사유로 하지 못했던 것을 퇴직 이후에 마음껏 누려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에 가능하다. 늘 얘기하지만 어제는 바꿀 수 없다. 다만,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일을 선택할 수 있기에 오늘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자. 그 배움의 연속이 시니어에게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큰소리 칠 수 있다. ‘이 나이에 뭘 배워?!’라고 자책하지 말자. 스스로 문을 닫는 과오를 범하지 말자. 지금은 인공지능이 대세이다. 인공지능은 자동화(automation)로 활용하기 보다, 하는 일을 개선하고 증강(augmentation) 파트너로 활용할 때 시니어는 날개 돋힌 듯 부르는 곳이 많아질 것이다. 오늘도 인공지능 사용법을 학습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