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 부인

by 몽구

[재취 부인]

우리 아버지가
배재학당과 연희전문을 나오셨다.

같은 연희전문을 나온 친구분이
치과 개업을 했는데
우리 가족의 치위생 주치의는
그분이 담당하셨다.
근데 당시 연희전문에
치의학과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세월이 흘러
그분은 예순 중반에 상처를 하고
재취를 하게 되었다.

재취로 맞이한 여자는
당연히 가족도 있고
손자도 있다.

그런데 이 여자가
어느날 집에 있던 돈
8천만원을 갖고 사라졌다.
25년 전의 8천만원은 꽤 큰 돈이다.

이렇게 늙어서 만난 인연은
이미 닳고 닳아서
심장이 벌렁벌렁 뛰지도 않는다.
감정에도
쭉정이처럼 알맹이가 없다.
상대방의 [재력]만 보일뿐이다.

그분의 경우는
사별 후 혼자 살다가
[말동무]도 해주고
[살림]해줄 사람이 필요했었겠지.

늙으면 어차피 [외로운] 거다.
돈이 있으면
도우미 불러서 목간도 하고
하루 세끼 도시락 배달시켜서
매번 따끈한 밥도 먹고
혼자 사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다가 갈 때가 되었다고 느낄 때
[곡기]를 끊으면
빨리 정리할 수 있다.

좀더 살겠다고
요양병원을 선택하면
덩치 큰 [러시아] 또는
[조선족] 요양보호사에게
얻어맞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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