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감

by 몽구

[이태원 유감]

사건 다음날 일찌감치

이태원을 찾아가서

현장을 답사하였다.

불과 몇시간 전에

150명의 영혼이 사라진 곳이다.


간혹 가수들의 콘서트 때

관중들이 올라탄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사람이 깔리는 사고는 들어보았어도

서있는 자세에서도

압사가 발생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골목은 생각보다 훨씬 좁았으며

바로 앞 출구는

대로와 연결되어 있었다.


지금 각계각층에서

여러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으로

어린 영혼들만 애처롭다.


내가 20대일 때는

성탄 [전야]의 명동거리가

지금의 이태원 할로윈 분위기와

크게 다른 것이 없었다.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

서울의 젊은이들이

명동으로 몰여들어

심야를 즐겼는데

이날 하루 명동을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서

시민들은 넓은 차도를

마음껏 걷고 또 걸었다.


이번 이태원도

[차없는] 거리로 지정하여

차도를 시민들에게

제공했어야 했다.


밀려드는 인파를

차도로 분산시켰다면

그 좁은 골목이 [동맥경화]처럼

막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하철 무정차도 논하고 있는데

차도만 열어놓으면

수십만명이 쇄도해도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는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아,

모두 [고지식한]

어른들의 잘못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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