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그 짧고 어색한 순간”

by 몽구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중학생 아이.
순간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 옆집 친구구나.”

하지만 아이는 16층에서 내렸다.
우리 집은 24층인데.


우리 집 바로 옆에는
여자 중학생이 산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지만
그 아이는 단 한 번도 나를 본 적이 없다.
눈은 늘 휴대폰에 박혀 있다.

그 아이의 부모는
정말 인상이 좋고,
먼저 인사도 잘한다.
아이와는 너무 다르다.

오늘 처음으로
누군가가 인사를 건넸을 때,
나는 너무 반가워서
기억 속 그 아이를 떠올렸다.

하지만 아니었다.
전혀 다른 층,
전혀 다른 사람.

우리는 가끔
고개를 숙인 세대와 마주친다.
폰 화면에 박힌 얼굴은
진짜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게 한다.

비슷한 헤어스타일,
비슷한 키,
비슷한 체격.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오해하며
하루를 웃기도, 무안해하기도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조금씩 사람을
헷갈리기 시작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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