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106회 고교야구대회]
내가 초등에서
중고등대학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일본에 출장가실 때마다
무조건 한가지 이상의
가전제품을 구입해 오셨다.
[나쇼나루] 냉장고는 기본이고
우리집 전기 밥통은
전부 [코끼리]였고
할아버지 입원해 계실 때
누워서 배변을 처리할 수 있는
침대도 공수해 왔고
녹화재생장치인 VTR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소니 베타를 5대 정도 들여와서
삼촌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워크맨 등장 때 역시
우리 형제들
하나씩 허리춤에 차고
으시대기도 했고
특히 실탄이 발사되는
장난감 총은 쏠 때마다
동생은 [으악]하면서
픽픽 쓰러졌다.
한번은 떡만드는
가전제품을 들여오셨는데
불린 쌀을 기기에 넣으면
달달거리면서 하얀 떡이
완성되기도 했다.
연필깎기와 현미경
그리고 손바닥만한
미니 진공청소기도
우리나라에서는
구경도 못한 것이라서
아버지가 일본에서
귀국하는 날이면
가슴이 설레이면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거의 모두가
[산요] 아니면 [소니]였고
연필은 [미쓰비시] 제품이 있었는데
중공업 재벌이 연필을
생산하는 것이 신기했다.
미쓰비시에서
단단한 나무를 깎아 만든
[이쑤시개]는
우리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셔서
아버지 일본 출장 때
선물 목록 [1호]였다.
당시 우리나라의 [금형]기술이
너무 일천하여서
[사출] 또한 조잡했기 때문에
도대체 일본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다.
모든 제품이 엉성하고
표면이 까칠하고
툭하면 고장이 나니
완벽한 일본 제품에
[얼]과 [혼]이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시 [소니]와 [도시바]는
영원히 닿을 수 없는
하늘 나라에 있는
기업인 줄 알았다.
그게 불과 30년 전의 일인데
지금 우리 제품과 일본 제품의
[차이점]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오늘,
일본 고시엔 야구장에서 벌어진
106회 일본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리 교포 고등학교인
교토국제 고등학교가
결승전에 진출하여
[우승]을 거머쥐고
[한국어]로 부르는 교가가
일본 본토에서
울려퍼졌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본 전국 3,500여
고등학교가 출전하였으며
교토국제고등학교는
전교생 고작 138명뿐이란다.
소니의 침몰,
빌보드와 아카데미 석권,
이러한 이상 징후는
김연아와 박세리 때부터
슬슬 태동되지 않았나 싶다.
젊은 아이들이
상상도 못한
기적을 이루어내니
그때부터
우리 국민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했기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이렇게
드러나고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에서
30년만에 일본의 [몰락]을
지켜보게 될 줄
[상상]이나 했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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