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단추를 다시 끼우는 용기, 그리고 '영글기'
블랙야크 회장, 강태선 지음
잘못된 단추를 다시 끼우는 용기, 그리고 '영글기' 위한 멈춤
지난 크리스마스, 포럼에서 선물로 받은 한 권의 책. 『세상은 문밖에 있다』가 내 손에 들어왔다. 초보 작가로서 3주간 94편의 글을 쏟아내며 달려오던 나에게, 이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닌 거대한 멈춤의 신호였다.
그 사이 브런치로부터 ‘출판 제의’라는 달콤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작가로서 이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나는 설레는 마음을 뒤로하고 펜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 귀한 제안을 정중히 보류한 것이다. 내 안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속삭였기 때문이다.
"아직은 아니다. 조금 더 영글어야 한다.“
문밖의 거인, 히말라야 산군의 철학자
GSC 강남포럼의 회장으로 그와 마주하며 짧은 악수를 나눈 인연 외에, 우리 사이엔 사회적 거리만큼이나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난 그는 기업가를 넘어 마치 '히말라야 산군의 철학자'와 같았다. 험준한 고산(高山)을 넘으며 얻어낸 그의 문장 하나하나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공한 경영인으로서 그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잘못된 것을 알았을 때 처음부터 다시 단추를 끼울 줄 아는 '정직한 용기', 그리고 안주하는 삶(문 안)을 박차고 나가는 '개척자 정신'. 그는 실패를 숨기지 않았고, 성취의 단맛에 취해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그의 삶에 나를 투영해 보니 지난 기록들이 보였다. 뜨거운 열정으로 써 내려갔지만, 혹시 나 또한 '잘못 채워진 단추'를 발견할 여유도 없이 결과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거인의 삶 앞에 서니 나의 문장들이 아직은 설익은 과일처럼 느껴졌다.
지혜가 영글기를 기다리는 시간
나는 다음 주에 열릴 그의 북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 활자라는 텍스트를 넘어, 그가 뿜어내는 현장의 에너지와 눈빛 속에서 내 글의 부족한 조각을 찾아내고 싶다.
내가 진짜 세상에 내놓고 싶은 것은 뻔한 성공의 공식이 아니다. 삶의 풍파를 온몸으로 해석하고 이겨내며 빚어낸 '인간 강태선의 통찰' 그 자체다. 거인의 지혜를 내 삶에 통과시켜 얻어낸 깊은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 그것이 '문밖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작가로서의 도리라고 믿는다.
95번째 글을 준비하며
성공은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렸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강태선 회장이 히말라야의 고난 속에서 단단해졌듯, 나 또한 ABC 캠프를 넘어 희운출리 중턱에서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단단해졌다.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고 서두르지 않겠다. 지금은 유혹을 뒤로하고 더 깊은 '숙성'의 시간을 택할 때다.
다음 주 북 콘서트 현장에서 거인과 마주하고 돌아오는 길, 나는 비로소 완연히 영글어진 영감을 만날 것이다. 그 통타(通打)의 영감이 내 원고의 마지막 단추를 완벽하게 채워줄 것을 확신한다.
세상은 여전히 문밖에 있고, 2026년 출간을 위한 나의 진짜 글쓰기도 이제 막 그 문을 나서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