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마웠던 사람 한 명: 나의 친구 백교수

by 박성기

최근 고마웠던 사람 한 명: 나의 친구 백교수



내 삶의 궤적은 늘 누군가의 ‘보완재’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완전함을 채우는 것을 시작으로, 군대에서는 대대장을, 검찰에서는 검사를 보좌했다. 김앤장에서는 변호사를, 법무사 협회에서는 협회장의 보완재였다. 나는 늘 누군가의 빈틈을 메우고, 그들의 성취가 온전해지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누군가는 나를 두고 주인공의 빛남에 가려진 조연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나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은 단순히 보조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그 자리를 완벽하게 채우는 ‘나만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주연의 연기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그 무대를 빈틈없이 받치고 있는 또 다른 주연의 힘이라는 사실을 나는 늘 믿어왔다.



이런 나의 자부심을 누구보다 깊이 알아봐 주고, 응원해 준 검찰 수사관 동기생, 40년지기 '백윤욱 교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타인의 빛남을 위하여 그림자를 자처하다 지친 나를 보며, 그는 나에게 이렇게 힘을 실어 주었다.




“당신이라는 보완재가 있었기에 그들이 빛날 수 있었던 거야.


그러니 박 법무사는 그 자체로서 인생 무대의 특급 주연이야.”



법조 현장에서 그가 건넨 이 한마디는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메운 빈틈들이 얼마나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는지 인생의 동료로부터 증명받는 기분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보완재’들이 있다. 화려한 조명이 비치는 곳 뒤편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다. 며찰전 어느 특급호텔의 대형 크리스탈볼룸 안쪽에 수십 명의 서빙 행렬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없었다면 나의 식탁은 텅 비어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날 저녁을 굶었을 것이다.



당신이 메우고 있는 그 자리가 바로 당신이 주인공인 가장 당당한 무대다. 나는 나의 가치를 믿어준 동료 덕분에, 오늘도 강한 자부심을 품고 내 무대 위에 서 있다. 나 또한 그의 든든한 보완재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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