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괜히 마음이 찡했던 말 한마디'는 '검진 결과 OK'에서 시작되었다.
바쁘게 사느라 미루고 미뤘던 국가검진 결과가 이메일로 왔다. 조심스레 확인한 결과는 '이상 없음. 심혈관 나이 56세'.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족 단톡방에 짧은 소식을 띄웠다. "검진 결과 OK."
긴 말은 필요 없었다. 그 짧은 두 글자가 전하는 안도감을 가족들과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큰딸이었다. 1분 만에 도착한 '다행이야'라는 이모티콘. 아빠의 건강을 믿으면서도 내심 마음 졸였을 딸아이의 살가운 기도가 그 이모티콘 하나에 꽉 차 있었다.
30분 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아내에게서 답장이 왔다. 친정어머니 간병으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아내는 짧고 굵게 "굿!"이라며 화답했다. 수많은 말보다 더 안심이 되는, 우리 사이의 익숙하고도 든든한 신호다.
7시간 뒤, 퇴근길 막내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문자가 왔다. "다행쓰~ 건강이 최고!" 새로운 세상을 배우느라 분주한 막내지만, 뒤늦게 확인하고 올린 유쾌한 애정에 하루의 고단함이 씻겨 내려갔다.
아직 아들의 소식은 없다. 새로 시작한 사업 구상에 밤낮이 없을 녀석이다. 무심한 성격에 '읽고 확인만' 했을 수도 있고, 혹은 말로 다 못 할 안도감을 가슴으로 삭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족이란 참 묘하다. 반응하는 속도와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나의 건강'이라는 종착지에는 모두 같은 마음으로 모인다. 1분 만에 달려온 마음도, 7시간을 돌아온 마음도, 그리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 묵묵한 진심까지도 모두 나를 지탱해 주는 소중한 사랑임을 새삼 깨닫는다.
문득 거울을 본다. 키는 줄어 183.3cm이다. 체중은 늘어 이제는 '영점 몇 톤'으로 계산해야 할 판이다.
이제는 더 이상 '청춘의 나'를 고집할 때가 아니다. 가족들의 "다행이다"라는 말을 오래 듣도록 해야겠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건강 관리’를 시작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