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요즘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은 ‘정의로움’입니다. 나의 하루는 책상 앞에 앉아 오래된 기억의 타래를 푸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자서전이자 회고록, 때로는 뼈아픈 참회록이 될 나의 기록, 『THE BUCK STOPS HERE』를 쓰기 시작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묻곤 합니다. 무엇이 당신을 그토록 치열하게 쓰게 만드느냐고 말입니다. 나의 대답은 명확합니다. "환경이 인간의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다"라는 나의 경험이 진실임을 세상에 남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내 삶을 지탱해 온 가장 큰 자산은 '성실함'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남들보다 좋은 조건에서 시작해 받은 첫 개근상이 계기였습니다. 그 사소한 성취를 귀하게 여겨주신 담임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가 평생의 루틴이 되었고, 어떤 풍랑 속에서도 나를 굳건히 세워주었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거듭할수록 성실함은 불공정에 짓밟히며 더욱 단단한 열매 하나를 맺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의로움'입니다. 살다 보면 당사자끼리 원칙이 부딪혀 도저히 합의할 수 없는 순간들을 마주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법원이라는 심판대를 찾습니다. 물론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법에 의존하는 건, 그것이 인간이 합의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판결이 내 뜻과 같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판사도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조차 수용하는 것이 내가 믿는 정의입니다. 외부의 심판은 때로 흔들릴지언정, 내 내면의 원칙만큼은 일관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고독한 여정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지탱해 준 아내와 내 삶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 세 아이입니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내가 정의로운 길을 걷고자 할 때 가장 따뜻한 용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이제 나는 이 기록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세웁니다.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라는 원칙을 지키며, 내 삶의 모든 결과에 기꺼이 책임을 지는 삶. 이 글쓰기가 끝날 때쯤, 나는 비로소 나 자신에게 가장 떳떳한 심판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