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창과 방패: 내용증명과 공증>

제1회: 송사 없이 이기는 법, 내용증명과 공증의 실전 미학

by 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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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창과 방패: 내용증명과 공증>(1)



제1회: 송사 없이 이기는 법, 내용증명과 공증의 실전 미학




브런치 독자 여러분, <생활법률, 창과 방패> 법무사 박성기입니다.




"송사(訟事) 한 번에 집안 기둥뿌리가 뽑힌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혹은 "소송해 봐야 변호사나 법무사만 좋은 일 시킨다"라는 뼈아픈 이야기도 들립니다. 억울한 마음에 시작한 법적 다툼이 시간과 비용, 무엇보다 소중한 일상을 갉아먹는 것을 보면 이 말들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저는 독자 여러분이 이런 소모적인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진흙탕 싸움인 '재판'까지 가지 않고도 내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내용증명'과 '공증'이라는 두 가지 도구를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왜 우리는 '글'을 남겨야 하는가? (기록의 힘)


우리는 흔히 말로 약속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은 유한하고 때로는 이기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기억하는 내용이 달라지기 마련이죠. 그래서 우리는 녹음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녹음은 기기 결함으로 지워질 수도 있고, 말의 뉘앙스나 전후 맥락에 따라 법정에서 해석이 엇갈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말'은 공중에 흩어지는 순간 힘을 잃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서'를 남깁니다. 차용증, 현금보관증, 각서... 참 좋은 방법입니다. 서로 서명날인을 하고 한 부씩 나눠 가지면 든든하지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나는 그런 문서를 쓴 적이 없다"라고 잡아떼거나, 내가 가진 종이와 상대가 가진 종이의 내용이 미묘하게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 사후에 내용을 슬쩍 수정했다면, 그것 또한 완전한 증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내용증명'입니다. 내용증명은 단순히 내 요구사항을 적어 보내는 편지가 아닙니다. 국가 기관인 우체국이 '제3의 증인'으로 등판하는 사건입니다. 우체국은 내가 보낸 글의 내용을 공적으로 확인하고, 그 사본을 3년 동안 보관합니다. 이로써 문서의 위조나 변조 가능성은 원천 봉쇄됩니다. 상대방이 "그런 편지 받은 적 없다"거나 "받은 내용이 다르다"라고 거짓말할 수 없는 '박제된 진실'이 되는 것입니다. 비록 내용증명 자체가 강제집행력을 가지진 않지만, 상대의 기세를 꺾고 훗날 재판에서 승기를 잡는 가장 강력한 '증거의 방패'가 됩니다.




재판 없이 승소 판결문을 얻는 법, '공증'


내용증명이 예리한 창이라면, '공증'은 상대의 공격을 원천 차단하고 즉시 반격할 수 있는 강철 방패입니다. 내용증명은 훌륭한 증거가 되지만, 상대가 끝까지 버티면 결국 별도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용하지만, 결국 '재판'이라는 험난한 고개를 하나 더 넘어야 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공정증서(공증)는 차원이 다릅니다. 돈을 빌려주고 받는 소비대차 거래 등에서 공증인(공증사무소)이 당사자의 진위를 확인하고 발급하는 공정증서는 법원의 민사 확정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 법원에 가지 않고도 이미 승소 판결을 얻은 것과 다름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주의: 당신의 공증은 '진짜 무기'입니까? (강제집행 인낙)


여기서 대다수 사람이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가 있습니다. 간혹 현장에서 보면 공증사무소 도장이 찍힌 서류를 들고 와서 "당장 압류해 달라"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서류를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강제집행 인낙(承諾)' 문구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제집행 인낙이란?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않으면, 별도의 재판 없이 내 재산을 압류하거나 경매를 진행해도 좋습니다"라고 채무자가 미리 동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문구가 빠진 공증은 법적으로 '사서증서의 인증' 효력밖에 없습니다. 즉, "이런 문서를 쓴 것이 맞다"라는 증거는 되지만, 곧바로 집행할 수 있는 힘(집행력)은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결국 내용증명처럼 별도의 소송을 제기해 판결문을 다시 받아야 합니다. 공증을 받고도 먼 길을 돌아가게 되는 셈이지요.




여러분의 재산을 지키고 싶다면, 공증을 받을 때 반드시 '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포함된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인지를 확인하십시오. 그것만이 재판 없이도 상대의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거나 통장을 압류할 수 있는 '진짜 무기'가 됩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가리방(철필)로 긁어 습자지에 등사한 제 인생의 첫 개근상은 남들보다 좋은 조건에서 시작된 결과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칭찬하고 가치를 부여해 주신 담임 선생님 덕분에 그 '성실함'은 제 평생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법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이 내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한 성실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록하는 습관, 그리고 법적 도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혜가 여러분의 삶을 지탱하는 굳건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내용증명으로 상대의 거짓을 막고, 정확한 공증으로 재판의 고통에서 벗어나십시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재산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창과 방패'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예고] 제2회: "빌려준 돈, 말로만 받으러 다니지 마세요" 실제 사례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할 때, 효과적인 내용증명 작성법과 공증 활용의 실전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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