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3일, 삼성동 컬처랜드 타워 C Square. 400여 석의 좌석은 빈틈없이 메워졌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뚫고 모여든 사람들의 열기 속에서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이 여럿 보였다. 장내의 모든 시선은 한 남자의 입술 끝에 머물고 있었다. 히말라야의 눈보라를 뚫고 살아 돌아온 산악인이자, 이제는 '히말라야 산군의 철학자'라 불리는 강태선 회장이다.
그의 저서 『세상은 문밖에 있다』를 이미 탐독한 나에게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정보 습득의 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밖'의 철학을 삶으로 증명해낸 한 거인과, "환경이 의지를 꺾을 수 없다"라는 사실을 기록으로 증명하려는 나의 의지가 뜨겁게 공명하는 시간이었다.
'결심'과 '발견' 사이에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문을 여는 두 가지 마음'을 생각했다. 기업가 강태선의 문장이 신발 끈을 묶게 만드는 '결심'의 외침이라면, 문학가의 시선은 닫혔던 창문을 열게 하는 '발견'의 초대일 것이다.
최근 브런치로부터 받은 달콤한 출판 제안을 뒤로하고, "아직은 아니다, 더 영글어야 한다"라며 펜을 멈추었던 나의 고뇌 역시 이 두 마음 사이의 치열한 사투였다. 오늘 수많은 청중이 던진 질문들은 결국 하나의 물줄기로 수렴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가.”
책 속에 길은 없다, 그러나 길은 책 속에 있다
사회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1시간여 동안, 강 회장은 거침없는 명언으로 답을 이어갔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순히 성공한 경영자의 수사가 아닌, 사선(死線)을 넘나든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야성적 진리가 담겨 있었다.
그의 답변을 경청하며 나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책은 직접적인 길을 보여주지 않지만, 여전히 길은 책 속에 있다"라는 사실이다. 책이 사람마다 다른 삶의 궤적을 대신 걸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험난한 세상으로 나갈 용기와, 잘못 끼워진 단추를 다시 끼울 정직한 철학은 오직 거인의 기록 속에 살아있기 때문이다.
나의 선언: 이제 문밖으로 나선다
강 회장은 이 책을 '한계에 부딪혀 일어설 용기를 잃은 젊은 경영인에게' 바친다고 했지만, 망칠을 바라보며 세상 경험을 쌓아온 나의 세대에게도 이 글귀들은 하나하나가 금과옥조와 같다. 미래 세대의 유산으로 물려주어도 손색없을 하드커버의 단단함처럼, 내 삶의 기록 또한 누군가에게 단단한 이정표가 되길 소망한다.
사인회 순서가 되어 그와 마주 앉았다. 흰 종이 위에 정갈하게 쓰인 문구가 나를 반겼다.
'박성기 법무사님께 2026. 1. 13. 강태선 드림'
나는 그에게 짧지만 묵직한 보고를 건넸다. "회장님, 저도 블랙야크로 무장하고 ABC를 지나 히운출리 턱밑까지 다녀와서 왔습니다." 찰나의 눈 맞춤 속에 히말라야의 차가운 공기를 공유한 자들만의 유대감이 오갔다.
오늘 북 콘서트 현장에서 나는 비로소 완연히 영글어진 영감을 만났다. 이제 나는 주저함을 버리고 다시 한번 신발 끈을 고쳐 맨다.
내가 머무는 좁은 방 안에는 정답이 없으며, 진짜 세상은 문밖에 있음을 자각한다. 세상의 길은 안락한 문안이 아니라, 거친 문밖에 있음을 믿는다. "세상은 문밖에 있다!"라고 선언한다.
북 콘서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가슴속에는 마지막 단추가 완벽하게 채워진 듯한 확신이 차올랐다. 나의 회고록 《THE BUCK STOPS HERE》 역시 이제 막 그 문을 나서려 한다. 세상은 여전히 문밖에 있고, 나의 진짜 글쓰기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이다.
BYN stnnds for "Basecamp in Your New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