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의 신뢰, 63년의 증명, 그리고 완성을 향한 여

by 박성기


21년의 신뢰, 63년의 증명, 그리고 완성을 향한 여정



‘누군가의 말 한 줄이 나에게 남긴 흔적’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생의 이정표가 된 한마디를 떠올려 봅니다.



“네가 가면 다르기는 할끼다.”



1980년대 초, 해병대 자원입대를 앞두고 어머니께서 던지신 한마디가 그러했습니다. 당시 해병대는 거칠고 험한 곳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강했습니다. 자식을 아끼는 어머니로서 반대하신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해병이 되겠다"는 제 말을 믿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세상의 통념보다 당신이 21년간 가르쳐 온 아들의 본질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투박한 사투리 한마디는 제 인생 전체를 건 ‘증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보신 것은 해병대라는 조직의 거친 겉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 속에 들어갈 아들이 가진 단단한 내면이었습니다. "내 아들이라면 그곳의 색깔조차 바꿀 것"이라는 절대적인 신뢰를 보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24주의 지옥훈련을 남들처럼 적당히 타협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심어준 그 자부심은 제 삶을 엄격하게 다스리는 채찍이 되었습니다. 해병대 시절 부조리한 관행에 맞섰던 일부터, 검찰 수사관으로서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비폭력 수사의 원칙을 지켜낸 일, 그리고 국가적 위기 앞에 공익을 우선했던 제안들까지. 이 모든 궤적은 어머니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온 세월이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가 21세였습니다. 그 후 21년, 또 한 번의 21년을 거쳐 어느덧 세 번의 마디 동안 ‘원칙’을 쌓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네 번째 21년을 향해 이미 수년째 걷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걷고 있는 '원칙의 길' 또한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때로는 주변에서 당장의 평화를 위해 멈추라고 권유하지만, 어머니의 신뢰 속에 자라난 인생의 원칙을 꺾지 않습니다. 믿음을 준 21년의 여러 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꺾이지 않는 원칙은 제 삶에 '선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제 삶은 어머니의 그 짧은 확신에 대한 진실한 대답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제 가슴에 새긴 흔적, "네가 가면 그곳은 달라질 것"이라는 이 믿음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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