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이 특별해진 이유: 극적 재회

by 박성기


평범한 날이 특별해진 이유: 극적 재회



평범한 날이 특별해진 이유가 있다. 바로 잊었던 사람, 혹은 잊혔던 사람과 우연히 연결된 날이다. 지난가을, 공자의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야(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말을 실감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활동 분야가 다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내게는 오래전부터 형제처럼 지내던 소중한 동생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단독 치과병원을 운영하던 유능한 치과의사였다. 우리는 참 자주도 만났다. 짬이 나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바쁜 날엔 월남국수 한 그릇을 후루룩 먹으며 허기를 채우기도 했다. 서로의 형편이 맞으면 금수복국에서 코스 요리를 나누며 서로의 고단함을 위로하곤 했다. 분야는 달랐지만, 최고를 향한 열정과 책임을 다하는 태도에서 우리는 늘 같은 언어를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인연을 단절시켰다. 내가 코오롱 스포렉스 사우나에서 실수로 휴대폰을 빠뜨렸다. 방수폰이라고 했는데 완전치 않았다. 평생 번호 한 번 바꾸지 않으며 지켜온 수많은 연락처가 많이 삭제되었다. 당시 나는 국제 업무가 많아 국내 체류 시간이 거의 없었다. 서로 보지 않아도 잘 지내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당장 연락할 방도를 찾지 않았다. 그저 보고 싶으면 언제든 압구정 치과로 찾아가면 그뿐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던 치과 간판이 사라진 것을 보았을 때의 막막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쪽에서도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분명 말 못 할 사정이 있으리라 짐작할 뿐이었다.



그렇게 인연이 끊긴 줄로만 알았던 어느 날, 기적이 찾아왔다. 우연히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확인하던 중, 내가 찾던 이름 바로 위에 그 동생의 이름이 선명히 떠 있는 것이 아닌가.



떨리는 마음으로 바로 메시지를 날리고, 카톡 전화를 통해 그리웠던 목소리를 확인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느라 소식이 끊겼던 것이었다. 우리는 서둘러 명함을 주고받으며 다시 단단한 매듭을 지었다.



삭제된 번호와 사라진 간판도 결국 '이어질 인연'을 막지는 못했다. 연결된 그와 함께 커피 한 잔, 국수 한 그릇, 복국 한 사발을 마주하며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갈 상상을 한다.



그저 평범했던 나의 하루가 특별한 축제의 날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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