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나는 길 하나

by 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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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나는 길 하나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는 말했습니다.“인생의 기로에 섰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라(When you come to a fork in the road, take it).”


나의 인생길에도 그 갈림길을 마주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한쪽은 내가 선택하여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고, 다른 한쪽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입니다.



당시 나의 마음은 진주교육대학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학비가 들지 않았고, 길에서 마주치는 교대생들의 늠름한 제복은 나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2년을 마치면 군대 문제도 해결되어 하루빨리 부모님을 봉양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골목길에서 들려온 어머니의 한마디는 나의 걸음을 멈춰 세웠습니다.



“니가 뭐가 부족해서 교대를 가나?”



어머니 김사임당 여사에게 교대는 '아무나 가는 곳'이었을까요? 어머니는 자식의 잠재력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 나가길 바라셨습니다. 당신 때문에 아들의 꿈이 작아지는 것을 경계하셨던 사랑이었습니다.



결국 나는 면접장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것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그러나 평생 마음 한구석에 있는 ‘교사의 길’이 되었습니다.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고향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첫 발령을 받은 모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 길을 선택했더라면 선배가 되었을 수도 있는 분이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진주까지 동행하게 된 인연으로, 그녀는 몇 번의 위문편지를 보내주며 제가 가지 못한 길의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내가 그 길을 갔더라면, 나는 표재순, 허정석 선생님처럼 아이들의 넓은 도서관이 되었을 것입니다.




내가 앉았을 자리에 앉은 이가 누구인지 궁금하기도 했었습니다. 그것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 아닙니다. 내가 선택한 길을 더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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