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처럼 느껴졌던 한 끼: 춘천 통나무집 닭갈비
여행에서 식사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몇 년 전 주문진에서 맛본 복어 요리는 참으로 각별했다. 시장에서 직접 복어를 골라 인근 식당으로 가져가 먹었던 그 맛은 '금수복국'의 맛과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경포대를 지나 고성을 둘러보는 여정 중 허기를 달래기 위한 '수단의 식사'였다.
그날 저녁 춘천 소양강댐 길목의 '통나무집'에서의 한 끼는 주문진의 결과 달랐다. 그때의 식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된 온전한 '여행'이었다.
동해안에서 서울로 오는 길은 효율이 우선이다. 나는 주로 홍천 양지마을의 고추장 삼겹살집이나 양평의 신내서울해장국집을 찾는다. 맛과 추억이 서린 익숙한 동선을 즐겨 이용한다. 그런 면에서 소양강 안쪽 깊숙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 시간과 거리 면에서 비효율적인 선택이다.
그날 나는 그 비효율성을 선택했다. 양구 쪽 소양호 상류의 정취를 음미하며 내려오던 차라, '여행다운 식사' 자리를 생각했었다. 통나무집 본점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자. 춘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토리니 커피숍에 앉아 강원도 여행을 마무리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통나무집(본점)을 찾는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모방할 수 없는 그 집만의 신비로운 맛이다. 그 맛을 보기 위해 경향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둘째는 신뢰감을 주는 서빙 시스템이다. 특정 담당자가 없어도 누구나 지나가며 적절한 타이밍에 닭갈비를 잘 섞어 주는 모습은 오케스트라의 합을 보는 듯하다. 마지막은 그곳을 가득 채운 '활력'이다. 구석진 곳까지 찾아와 긴 대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을 본다. 나는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에 취한다.
통나무집에서의 한 끼는 에너지원을 공급함과 동시에 정신적인 활력을 채워준다. 맛과 멋을 공유했던 그날의 식탁은 일상을 여행으로 바꾸어준 기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