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포문을 여는 음악으로 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중 ‘사냥꾼의 합창’을 꼽아봅니다.
이 곡은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정수라고 하지요. 평생 폐결핵과 싸우면서도 독일 음악의 정체성을 세우고자 했던 베버의 집념이 낳은 걸작입니다. 제가 가슴에 새기는 "환경이 의지를 꺾을 수 없다"라는 신념을 가장 대변하는 곡이기도 하죠.
지상의 그 무엇이 이 즐거움과 비기랴
이 곡의 가사는 사냥의 기술을 넘어 삶을 대하는 당당함이 느껴집니다.
Der Freischütz, 데어 프라이쉬츠, 마탄의 사수(魔彈의 射手)
Was gleicht wohl auf Erden dem Jägervergnügen?
바스 글라이히트 볼 아우프 에르덴 뎀 예거-페어그뉘겐?
온세상 사냥꾼 들의 즐거움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Wem sprudelt der Becher des Lebens so reich?
벰 슈프루델트 데어 베혀 데스 레벤스 조 라이히?
어느 인생의 술잔에서 거품이 넘쳐 흐르는가?
Beim Klange der Hörner im Grünen zu liegen,
바임 클랑에 데어 횐-너 임 그뤼넨 추 리겐
뿔피리(호른) 소리 울릴 때까지 녹색 초원에서 노영하며
Den Hirsch zu verfolgen durch Dickicht und Teich!
덴 히어슈 추 페어폴겐 두어히 디히트 운트 타이히!
덤불과 연못 사이를 넘나들며 사슴을 쫓는 것이니
Ist fürstliche Freude, ist männlich Verlangen,
이스트 퓌어스틀리헤 프로이데, 이스트 맨리히 페어랑엔
그것은 왕다운 즐거움이요, 그것은 남자 다은 욕망이요
Jo, ho! Trallalala!"(요호! 트랄랄랄라!)
사냥꾼들의 거친 숨소리와 환희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2026년 한 해 동안 우리 삶에 가득해야 할 활기찬 에너지이기도 하죠.
네 대의 호른이 깨우는 새벽
베버는 오케스트라에서 조연처럼 감초 역할만 하던 호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숲의 울림을 닮은 호른 4중주의 장엄한 도입부는 마치
"이제 나의 시간이 왔다"
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때로는 덤불과 늪(Dickicht und Teich)처럼 앞길을 가로막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냥꾼들처럼, 베버처럼, 굳건한 의지만 있다면 그 시련조차 인생의 맛을 더해주는 양념(würzet das Mahl)이 될 뿐입니다.
우리의 2026년은 이런 '합창'이 되었으면
올 한 해도 숲을 헤치는 사냥꾼처럼 당당히 나아가려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Jo ho!" 하는 활기찬 환희가 가득한 2026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페라] 마탄의 사수ㅣDer Freischütz
(2443) [오페라] 마탄의 사수ㅣDer Freischütz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