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좋은 삶이 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by 박성기

어디든 좋은 삶이 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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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삶을 위해 무엇을 행할 장소는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다."


라이언 홀리데이가 <데일리 필로소피>에서 언급한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장소나 환경에 대한 집착을 경계하게 해 준다. 흔히 사람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그런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무언가를 이루기에 보다 유리한 장소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장소 자체만으로 그 결과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오늘 분주한 일정 속에 커피숍과 지하철을 오가며 템플릿을 작성했다. 소란한 공간에서도 장소를 능동적으로 지배해 본 오늘의 경험을 글로 남기고 싶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시설이나 장비가 갖춰진 특정한 장소를 찾곤 했다. 특히 글을 쓰려 할 때면 적절한 전등과 내 손에 익은 필기구가 갖춰진 책상이 있어야만 영감이 떠오를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주로 퇴근시간 이후의 나의 집무실에서 글을 쓰곤 한다. 하지만 오늘 커피숍의 소음과 지하철의 흔들림 속에서 글을 써 내려가며 생각해 보았다. 글을 쓰는 바람직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장소나 도구가 꼭 필수적인 조건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디까지나 장소는 그냥 주어지는 수동적인 공간일 뿐이다. 그 공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지배하는 것은 결국 그곳에 있는 사람의 의지라는 것을 말이다.


조용한 사무실과 같은 정적이 흐르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좋다. 내가 지금 머무는 바로 이 자리가 사유하고 기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장소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미루는 것은 일종의 자기 태만 일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행하느냐' 하는 나의 능동적인 태도이다.


좋은 삶이란 멀리 있는 이상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다.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곳에서 가치 있는 일을 행하며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장비와 장소의 탓으로 돌리며 미뤄두었던 일들을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시작해 보려 한다.


무엇을 하는데 장소를 탓하지 말라. 자신이 원하는 결실을 거둔 사람은 어디에서든 그에 합당한 노력을 하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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