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모습: 찰나의 사고에서 영원을 목격하다

by 박성기


현자의 모습: 찰나의 사고에서 영원을 목격하다



오늘은 라이언 홀리데이의 <데일리 필로소피>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문장을 선택했습니다. "잠깐이라도 본 자, 영원을 본 자이다."



제가 이 문장을 선택한 이유는 단 몇 초의 찰나일지라도 그 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마주했다면, 그는 인생 전체의 진리를 본 것과 다름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 친구가 건네준 블랙박스 사고 이 문장의 준엄한 의미를 간접 경험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이 보여준 아찔한 찰나


블랙박스 녹화 영상 속에는 믿기 힘든 광경이 담겨 있었습니다. 수서역에서 학여울역으로 향하던 한 자동차가 1차선을 비정상적으로 저속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학여울 교차로 부근에 다다르자 차량은 중앙분리대 봉들을 연달아 들이받으면서 중앙선을 넘었습니다. 반대편에는 차량이 없었습니다. 반대편 1차선으로 주행하다가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정차 중이던 승용차 조수석을 자신의 운전석 앞 후렌다 부위로 충격했습니다. 그 충격으로 방향이 꺾인 차량은 마치 자신의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듯 교차로의 가상선 호를 그리며 돌아갑니다. 그러고는 사고 차량 대각선 방향의 삼각주 화단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행인이 달려가 창문을 두드려도 운전자는 금방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비염 치료 약에 섞인 수면 성분으로 인해 깊은 잠에 빠진 채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이 기적이라 할 만큼, 일부러 재현하려 해도 불가능한 위험천만한 궤적이었습니다.









실수 속에서 현자의 길을 찾다


사고 영상 속의 그 '잠깐'은 한 개인의 삶이 영원히 무너질 수도 있었던 절대적인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작 주목한 것은 사고 이후 그 운전자가 보여준 태도였습니다. 그는 사고의 원인을 약 성분 탓으로 돌리며 합리화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의 상태를 겸허히 인정하고, 아예 '운전을 그만두기로'결단했습니다. 비극의 가능성을 뿌리부터 잘라낸 것입니다. 비록 사고라는 실수는 있었으나, 그 짧은 찰나에서 삶의 유한함과 책임이라는 영원한 가치를 발견한 그의 모습은 제게 진정한 현자의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글쓰기로 정리하는 오늘의 메시지


사고의 찰나는 짧았으나, 그 안에서 삶의 엄중함을 본 자는 남은 평생의 평온(영원)을 얻습니다. 비극의 가능성을 직시하고 스스로 멈출 줄 아는 자가 진정한 인생의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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