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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단성현감 교지와 을묘사직소

by 박성기



제1장 단성현감 교지와 을묘사직소


1. 감영 앞마당의 정적, 경상도 진주 감영 앞


명종 10년(1555년) 12월 2일, 지리산의 삭풍은 경상도 감영이 있는 진주를 강타하였습니다. 이조판서 심연원의 수결이 담긴 단성현감 임명 교지를 운반하는 봉명사(奉命使) 일행이 남강 촉석루 옆 경상 감영이 위치한 진주성문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길고 험난한 역로(驛路)를 급히 달려온 봉명사 일행.

어둠 속에 감영의 깃발만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문지기들은 겹겹이 봉인된 나무함을 품에 안은 봉명사의 마패(馬牌)와 행장(行裝)을 보고 일순 긴장하였습니다.


문지기: (절도 있는 동작으로 엎드리며) “소인, 대령하고 있사옵니다. 어느 관부에서 오신 귀하신 분이 시온 지요?”


봉명사: (숨을 고르며 엄숙하게) “나는 임금님의 어명(御命)을 받들고 온 봉명사다. 관찰사 나리께 왕명(王命)을 받든 이가 당도(當到)했음을 급히 아뢰라! 국가의 중대사라 잠시도 지체할 수 없다. 즉시 대면(對面)을 청한다고 고하라.”



2. 관찰사의 영접과 왕명 선포, 감영 내 동헌(東軒) 인접 방


경상도 관찰사 이성임은 긴급 보고를 받고 급히 관복을 갖춰 입은 채 봉명사를 맞이합니다.


이 관찰사: (봉명사를 향해 허리를 숙여 맞으며) “멀리 한성에서 이곳 진주까지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소. 소신, 경상도 관찰사 이성임이라고 합니다. 봉명사께서는 편히 앉으시고, 왕명을 전해주시오.”


봉명사: (절을 하고 나서, 품에 안고 온 함을 조심스럽게 꺼내 바닥에 내려놓으며) “소신, 삼가 전하의 어명을 받들고 왔습니다. 관찰사 나리께서는 일어나 꿇어앉아 왕명을 맞이하여 주십시오.”


(관찰사 이성임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허리를 깊이 숙입니다. 뒤따르던 감영 소속 아전들도 모두 엎드립니다.)


봉명사: (목소리를 가다듬어 엄숙하게 외칩니다)


“경(卿, 관찰사)은 엎드려 들으시오! 지금 왕명으로 조식(曺植)에게 단성현감(丹城縣監) 종육품(從六品)의 관직을 제수하노니, 관찰사는 이 명을 받들어, 창녕 조씨인 합천 삼가 거주의 학자 조식을 즉시 예(禮)로써 맞이하고, 부임 절차에 단 하나의 착오도 없도록 하라! 부디 어명을 받들고, 공경히 집행하라!”



(봉명 사는 말을 마치자 나무함을 관찰사 앞으로 밀어놓습니다. 관찰사는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함을 받고는 엎드린 채 세 번 절을 올립니다.)


이 관찰사: “소신, 지엄하신 전하의 분부를 삼가 받듭니다!”



3. 절망 속 명종의 간절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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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김&장, FBI, 법무사협회, 서울시법무사로서 40년을 법조(행정)분야에 종사하였습니다. <생활법률, 창과 방패>, 자기계발, 역사인물 등 다양한 브런치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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