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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과거 준비와 대과 합격 (1568년)

by 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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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과거 준비와 대과 합격 (1568년)



1. 지리산 산천재, 벼슬의 길이 아닌 경세의 길을 다지다


1563년, 김우옹은 스승 남명 조식의 외손서(남명 장녀가 낳은 장녀의 남편)가 되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남명이 새롭게 터전을 잡은 산청 지리산 산천재에 머물렀다. 스승의 뜻을 이어 조정에 나설 준비를 하는 그의 학문은 단순한 입신양명을 위한 과거 공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경(敬)으로써 마음의 칼을 세우고, 의(義)로써 세상을 바로잡을 경세가(經世家)의 자질을 다지는 처절한 실천 과정이었다.


산천재에서 김우옹은 두 명의 운명적인 동문과 함께 지냈다. 한 명은 스승의 또 다른 외손서이자 그의 손아래 동서(同壻)인 곽재우(郭再祐)였다. 곽재우는 과거의 속된 길을 거부했으나, 기개와 강직함이 하늘을 찔렀다. 김우옹은 곽재우와의 교류를 통해 스승의 경의 정신을 보았다. 훗날 임진왜란이라는 국난 속에 '홍의장군'의 붉은 옷을 입고 목숨을 거는 실천적 덕목이 될 것임을 예감했다.


다른 한 명은 학문적 깊이가 뛰어났던 김성일(金誠一)이었다. 김성일은 1564년 갑자식년시에서 장원을 한 이이와 함께 33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성적은 병과 장원, 11등이었다. 두 사람은 대과에 함께 급제한 인연으로, 산천재의 맑은 기운 속에서 훗날 조정의 풍파를 함께 헤쳐 나갈 동지관계를 굳게 맺었다.



2. 선배 정인홍과의 재회


김우옹은 뇌룡정 시절 만났던 스승의 수제자 정인홍(鄭仁弘)과도 교류를 이어갔다. 정인홍의 냉철하고 단호한 눈빛은 늘 스승의 강직함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는 김우옹에게 학문의 깊이와 더불어 부패한 관료 사회의 실상을 준엄하게 일깨워주었다.


정인홍은 과거 시험을 통해 벼슬길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탁행지사(卓行之士), 즉 뛰어난 덕행을 가진 선비를 천거하는 천거(薦舉)를 통해 관직을 시작했다. 1573년(선조 6년), 그는 39세의 나이에 황간현감(黃磵縣監)으로 임명되었다. 김우옹은 이 모습을 보며, 스승 남명의 가르침대로 덕행과 실천이 과거라는 관문을 거치지 않고도 나라를 위해 쓰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정인홍은 훗날 영의정(領議政)까지 오르는 정치적 거목이 되어 남명 학파의 실천적 경세관을 증명하게 된다.



3. 격변하는 정국: 과거의 시작과 국상 (156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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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김&장, FBI, 법무사협회, 서울시법무사로서 40년을 법조(행정)분야에 종사하였습니다. <생활법률, 창과 방패>, 자기계발, 역사인물 등 다양한 브런치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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