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파크골프장 목련 클럽 회원들
올해 가장 의미 있었던 선택: 파크골프 입문
우리는 매일 선택의 연속 속에 살지만, 올해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선택은 단연 파크골프에 입문한 것이다. 업무를 할 때는 늘 최선 혹은 최악의 선택 사이에서 고민한다. 비즈니스의 치열한 선택들을 제외하고 나의 순수한 취미 생활 영역에서 내린 결정 중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것은 없었다.
지속 가능한 취미를 향한 여정
사실 나는 매년 새로운 삶의 영역을 개척하려 노력해 왔다. 재작년에는 상록회관의 마술사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은퇴한 공직자들 위주의 과정이라 새로운 인맥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수련과 봉사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점이 나에게는 녹록지 않아 결국 아쉬움을 안고 중단해야 했다.
작년에는 댄스 클럽에 가입했다. 댄스는 해외 출장 시 현지인들과 어울리기 좋은 소통 수단이다. 강남상공회의소 CEO 과정 동기들과 함께 활동하며 친목을 도모하기에도 최고였다.
그러나 올해 삼성동에 행정사 사무소를 새로 개업하며 분주해진 나에게는 현실적인 한계가 찾아왔다. 자곡동 사무실에서 역삼동 교습소 등을 오가며 별도의 연습 시간을 내거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된 것이다. 늘 운동 시간이 부족했던 나에게 친목 중심의 취미는 신체적 활동량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다.
낮은 담장 너머로 찾아온 새로운 루틴
자전거를 타고 탄천변을 지날 때면 늘 보이던 풍경 속에서, 파크골프를 그저 ‘어르신들의 전유물’이라 치부했었다. 하지만 2025년 9월 2일, 강남파크골프회 목련 클럽에 발을 들인 순간 그 고정관념은 순식간에 깨졌다.
파크골프는 나에게 ‘가성비’ 높은 건강 루틴을 선물했다. 사무실 인근의 강남구 파크골프장은 접근성이 뛰어났고, 27홀을 도는 동안 어느새 13,000보를 걷게 했다. 특별한 결심이 필요한 등산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즐겁게 만보 걷기를 달성하게 된 것이다.
또한, 파크골프장의 낮은 담장은 새로운 인연들을 불러왔다. 티샷을 기다리는 동안 간식을 나누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같은 티잉 박스에서 공평하게 경기를 즐긴다. 스스럼없이 섞이는 이 따뜻한 문화는 보이지 않는 담장 뒤에 있던 나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 주었다.
비즈니스와 운동의 영리한 조화
내 사무실에서 가까운 하남이나 용인의 골프장을 가려고 해도 하루를 온전히 소비해야 한다. 법원이나 의뢰인의 일정에 맞춰야 하고, 대체할 인력이 없는 1인 비즈니스 형태인 나에게 매주 골프를 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파크골프는 혁신적이었다. 라운딩은 2시간, 이동을 포함해도 3시간이면 충분했다. 비용 또한 골프에 비할 바 없이 저렴하며,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제 나는 월 1회 필드 골프에 주 1회 파크골프를 더해, 결과적으로 월 5회의 골프 운동 효과를 누리는 영리한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했다.
20년 골프 구력도 못 해낸 '더블 홀인원'의 전율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은 입문 단 한 달 만에 찾아왔다. 20년 필드 골프에서도 근처에 가보지 못했던 홀인원을 파크골프 Par3 홀에서 기록한 것이다. 놀랍게도 나의 비즈니스 파트너 역시 나란히 홀인원을 기록했다.
물론 파크골프의 홀인원을 필드 골프와 대등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 45미터 전후의 커다란 홀컵은 마운드 위에 있어, 고수들은 OB를 경계하며 신중히 버디를 노린다. 반면 거리 조절이 미숙한 초보들은 역설적으로 OB의 위험과 홀인원의 행운을 동시에 쥐고 있다.
하지만 분석이 어떠하든 홀인원은 홀인원이다! 20년 만에 처음 맛본 그 전율과 '딸그랑' 소리가 주는 쾌감은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되기에 충분했다.
기술적 반전: 스윙을 망치는 '방해물'에서 '열쇠'로
파크골프가 필드 골프 스윙을 망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오히려 묵직한 파크골프 클럽인 ‘티탄 제로 마스터 투어’는 나의 고질적인 ‘얼리 릴리스(Early Release)’를 교정해 주는 훌륭한 교사가 되었다. 헤드 무게를 느끼며 몸통 회전으로 클럽을 끌고 내려오는 ‘래깅(Lag)’의 감각이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
두 운동의 간격이 2주 이상이라면 혼란은커녕 시너지만 존재했다. 파크골프에서 익힌 부드러운 템포와 팔로스루는 필드에서의 엎어치는 습관을 막아주는 '숨겨진 열쇠'가 되었고, "스윙의 메커니즘은 결국 같다"라는 깨달음은 나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삶의 강약을 조절하는 소중한 파트너
파크골프 지도자 친구가 선물해 준 이 클럽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내 삶의 강약을 조절하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하는 파트너가 되었다. 전문가로서의 책임감과 개인의 활력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점을 찾게 해 준 파크골프 입문은 세상을 대하는 태도 또한 한결 유연하게 만들어주었다.
올해 내가 내린 결정 중 단연 최고였던 이 선택과 함께, 내년에도 나의 화요일은 탄천의 푸른 잔디 위에서 더욱 단단하게 빛날 것이다.
"파크골프의 18홀 Par는 66타이다. 나의 성적은 70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