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결산서] '성찰'과 '실천'의 시대로 진입
[2025 결산서] '성찰'과 '실천'의 시대로 진입
나는 매사 진심을 다하는 편이다. 올 한 해도 그랬다. 수많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도, 나는 매일이 일 년 중 최선의 날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였다.
조직을 사랑한 외로운 고군분투
2025년 한 해, 나는 두 갈래의 길 위에서 나의 모든 스펙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한쪽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조직을 위해 ‘퍼스트 펭귄’의 마음으로 임했다. 그러나 나의 선구적인 제안과 노력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마주하였다. 다른 한쪽은 무너져가는 조직을 재건하기 위해 헌신했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위기를 예견하고 이를 막으려 애썼던 나의 노력은, ‘카산드라의 비극’처럼 공허하게 흩어졌다.
결국 나의 노력은 누군가의 성과를 포장하는 도구로 쓰였고, 내가 흘린 땀의 결실은 무임승차자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역설
숫자로만 본다면 올해 나의 봉사와 헌신은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조직을 향한 진심은 오히려 나에게 부담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마이너스는 나의 무능이 아닌, 의도적인 활용 혹은 이미 파산한 조직이 나의 에너지를 잠식한 결과였음을.
쇠퇴기에 접어든 조직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던 나의 정의로움은, 그들에게는 그저 마주하기 싫은 불편한 거울이었을 뿐이다.
순환의 법칙과 전략적 후퇴
역사는 늘 반복된다. 불통과 무능한 자들이 권력을 잡고 실력자를 배척하는 조직은 결국 소멸의 주기를 피할 수 없다. 나는 현안문제의 매듭을 짓고 나면, 당분간 둑을 홀로 막아서던 손을 거두려 한다. 이것은 포기가 아니라, '전략적 후퇴'이자 '자산의 재배치'이다.
올해의 경험은 나쁜 투자처에서 얻은 비싼 수업료였다. 이제 그 투자처와의 무의미한 봉사 계약을 종료한다.
나를 지탱한 선물 같은 힘: 미안함과 고마움 사이
외풍이 몰아칠 때 나를 지탱해준 것은 '문풍지의 작은 구멍'을 막아준 소중한 인연들이었다. '5인의 해병', '검찰 5인방', '강상 30기', 'Fbi Korea','선한 사마리안', '서귀포산악회', '해병청룡산악회', '강남충북인', '이어도 지키기 모임' 등은 내가 휘청일 때마다 무너지지 않도록 나를 받쳐준 든든한 방파제가 되어주었다.
몰아치는 외풍을 막아내느라 급급했던 나는 그들에게조차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나의 상처를 돌보느라 그들의 다정한 손길에 충분히 답하지 못했고,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데 소홀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의 지친 기색조차 묵묵히 견뎌주었다.
글쓰기로 회복한 '쓸모 있는 삶'
다행이 나는 '어른 글쓰기 모임'에서 훼손된 품격을 회복할 수 있었다. 국내는 물론 호주, 미국, 영국 등에서 동참한 100여명의 작가들과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였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생활법률, 창과 방패> 등을 연재하며, 나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쓸모 있는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 증명해냈다.
또 다른 쓸모를 위해 어제 예술의 전당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작은 일’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제는 '낮은 단계의 참여'를 통해 사람 사이의 온기를 느끼는 데 집중할 것이다.
2026년을 향하는 나를 들여다 본 내면
이제 나는 두 가지 도구를 들고 새로운 순환을 시작한다.
첫째, 글쓰기를 통한 성찰로 나의 부족함을 채우며 나만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글을 쓰는 동안 상처는 데이터가 되고 고통은 통찰이 된다.
둘째, 외풍이 몰아칠 때는 문풍지의 작은 구멍이라도 막으며 내실을 기해야 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2026년은 나의 내면을 채우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타인의 무능을 메우는 일보다, 선물 같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나만의 푸른 필드를 당당히 걸어가는 한 해가 되리라 믿는다.
다시 읽어보니 이 글은 2025년의 여러 풍파를 견뎌낸 나만의 '인생 훈장'과 같아 보인다. 나의 진심이 담긴 이 결산서가 브런치의 독자들에게도, 그리고 나를 아끼는 인연들에게도 작은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