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루틴 혹은 독서법
어제를 기점으로 10쪽 독서로 읽고 있는 책 3권을 완독했다. 10쪽 독서로 읽은 스물일곱, 스물여덟, 스물아홉 번째 책들이다. 세 권이 나갔으니 또 세 권을 들여야지.
처음에는 19권으로 시작했다가 22권까지 늘였었는데 이제는 하루에 12권 정도만 읽고 있다. 10쪽 독서를 통해 다독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한 분야를 파고드는 직렬 독서를 하려고 계획했기 때문.
완독한 책들
이렇게 세 권의 책을 완독했다. 인문학, 육아서, 신앙서적. 완독이 한꺼번에 나오는 날들은 서평을 남기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써야 할 서평들이 잔뜩 쌓여있다. 그것이 10쪽 독서의 유일한 단점.
새로 읽을 책들
그리고 이렇게 3권을 리스트업 해두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책.
이전까지는 '성장'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성장을 위한 시스템'으로 나의 방향이 더 뾰족해졌다. 그래서 예전부터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더 시스템>이라는 책을 샀다.
그리고 육아서. <완벽한 부모는 없다> 사실 그냥 육아서는 아니다.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육아서다. 믿음 안에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 주일에 예배를 드리다가 문득, 기독교 신앙 육아 서적 읽는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일단 내가 먼저 읽어보아야지, 하고 산 책.
<소유냐 존재냐> 이 책을 안 읽은 사람은 많아도, 제목을 들어보지 않은 이는 드물겠지. 워낙에 유명하고, 자주 언급되기도 하고. 남편의 오래된 책 사이에서 발견했다. 아이들 책 넣을 공간이 부족해서 부부 책은 한 번 정리했었는데 그 와중에도 살아남은 책이라 반가웠다. 그냥은 엄두가 안 나지만, 10쪽 독서에 넣어서라면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해 본다. 나는 총균쇠도 90% 이상 읽은 사람이니까! 총균쇠도 곧 완독이다!
새 책 읽기 전 루틴
일단 작가 소개를 진득하게 본다.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다음에는 프롤로그 혹은 서문. 물론 이런 걸 다 해보고 책을 구매했다면 좋겠지만, 주로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하니까.
자, <더 시스템>의 작가 스콧 애덤스는 '딜버트'란 만화의 작가이기도 하다. 기술직 근로자였다가 전업 만화가가 된 사람으로서 세상 누구보다도 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고 자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프롤로그 혹은 서문 혹은 들어가며. 어느 이름이든지 상관없다. 본격적으로 책을 시작하기 전에 작가의 말이 있을 것이다. 그걸 꼼꼼히 살펴보면 된다. 생각 외로 이런 부분들은 그냥 넘기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책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서문이다. 우리가 앞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데 있어서 길라잡이가 되어 주고 나침반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
작가가 이 책을 쓴 목적, 혹은 이 책의 주제, 우리가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 것 등등등. 간혹 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서문'에는 이런 것들이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목차. 예전에는 목차를 읽어도 큰 제목만 읽고 대강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 목차를 읽는 것도 은근 재미있고 얻을 것이 많다. 목차를 훑어보면서 내가 관심 가는 분야는 무엇인지 찾아보고, 또 이 책의 키워드를 찾기 위해 노력해 본다. 여기저기 등장하는 공식, 패턴, 키워드. 이렇게 동그라미 해둠.
책 선정 이유& 책을 읽는 목표
독서모임에서 멤버들에게 권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내가 이 책을 선정한 이유와 책을 읽는 목표를 생각하고 적어보라는 것.
명확한 꿈이나 목표 없이 어떤 일을 선택하면, 그 일을 하면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독서에도 이어진다. 우리는 독서에 있어서 제대로 된 목표를 가져야 한다. 독서를 하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 책을 읽을 때 목표가 있으면 시간 활용을 더 잘할 수 있으며, 목표가 있는 독서는 절대로 표류하지 않는다. <독서법부터 바꿔라> 중에서
몽테뉴는 “바람은 목적지가 없는 배를 밀어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단 1권의 책을 읽더라도 목표를 가지고 읽어야 한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렇게 눈에 불을 켜고 읽는데 책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할 리 없다.
기록하기(feat.노션)
이렇게 노션 독서노트에 기록해 두었다. 책 앞장에 기록해두어도 된다. 물론 이 작업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다. 당장 나도, <소유냐 존재냐>를 읽는 목표를 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도대체 이 책을 통해서 뭘 얻고 싶지? 일단 이름만 들어보았던 책을 도전하고 싶어서 선정은 했는데. 서문과 목차를 훑어보아도 내가 뭘 목표로 읽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그냥 써 본다. 인간 생존의 두 양식, 소유냐 존재냐. 이것에 대해 알아보기.
책을 펼치는 것도 힘든데, 언제 이런 것까지 하느냐! 할 수도 있다. 나도 그냥 10쪽 읽는 것보다 배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딱 하루, 맘잡고 해두고 나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책을 더 깊이 읽을 수 있다. 나를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할 바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날 밀어주게 하기 위해.
이왕 펼친 책, 시작 전에 한 번 기록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