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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류지 Sep 10. 2024

행복해지는 법 1

선물

    어느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나는 여느 때처럼 다이어리에 그날의 계획을 적었다. 


- 마르쉐에 들려 매번 고마운 카페 사장님에게 드릴 작은 선물을 사서 전해드리기.

- 빵집에 들르는 김에 친구가 먹고 싶어 했던 곰돌이 모양 단팥빵 사서 전해주기.

 (참고로 이 단팥빵은 망원동의 '비고미 카페'의 '고미네 팥빵'이다. 나의 인생에서 가장 귀엽고 맛있는 단팥빵임이 분명하다!) 


    이 두 가지를 적은 이 날, 나는 최근 들어 가장 기쁜 아침을 보냈다. '어떤 선물을 살까? 어떤 말과 함께 선물을 전할까? 어찌해야 상대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등등. 오늘의 선물에 대해 여러 고민을 했다. 선물을 받을 이들을 떠올리니 미소가 지어졌다. 동이 트기 전부터 나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망원동의 '비고미 카페'에서 친구를 위해 포장한 고미네 팥빵, 그리고 내가 이전에 먹은 고미네 팥빵.

    돌이켜보니 꽤나 오랜만인 것 같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선물을 할 생각에 두근두근해진 것. 혼자의 시간이 참 길었던 이 몇 달간, 나의 기분이 조금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에 스스로에게 많은 선물을 하려 했다. 울적한 날은 카페에 가서 맛있는 케이크를 먹고, 마음속에 뾰족뾰족한 가시를 없애기 위해 여유를 부리며 기나 긴 산책을 하기도 하고, 몸의 기력을 충전하기 위해 오후 10시가 안 되는 시간에 잠에 들었다. 이렇게 나에게 선물을 할 때면, 솔직히 온전히 행복하지는 못했다. 행복한 것은 달달함을 맛보는 그 찰나의 순간뿐이었기 때문이다. 생산적인 일에 더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나를 찝찝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하는 것은 나의 마음 구석구석까지를 행복의 공기로 꽉 채워주었다. 더구나, 그 아름다운 공기는 나의 마음에서 넘쳐 나와 다른 이들의 마음속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참 아름다웠던 어느 날의 기록.

    그들에게 선물을 할 수 있어 참 행복한 하루였다. 그리고 이 날, 나 또한 그들로부터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선물로 가득 찬 하루, 이 하루를 선물 받았음에 감사하다. 매일은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선물의 날을 만들겠다고 다짐해 본다. 



아, 케이크보다 달달한 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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